민주당은 16일 모처럼만에 활기에 넘친 분위기였다. 서울 도봉 을지구당(위원장 설훈의원)이 전날 서울시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뽑기 위해 전 당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해 실시한 미국식 예비선거의 성공 때문이었다.지도부는 “야당은 엄두도 못낸 실질적인 당내 민주화 조치를 우리가 해냈다”(김옥두 사무총장)며 한껏 고무됐다. 김총장은 “앞으로 모든 지구당이 상향식 공천을 하도록 권장하고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다짐이 지켜지면 여권의 기존 ‘낙하산 공천’관행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제도 정착을 위해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비선거’바람을 주도한 설훈의원은 “명부상으로는 당원이 2만명이었지만 실제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1,870여명이었다”며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가진 사람 위주로 당원을 재정비하고 지구당의 선거관리 체제도 과학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당 당헌 당규도 상향식 공천제를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총장은 하자있는 후보에 대한 검증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당직자는 이번 행사에 4,000여만원이 소요됐던 점을 지적, “비용절감책을 연구하거나 당비납부운동과 연결해 재원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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