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머·기론 6승 '기염'…정민태 '위협'1998년부터 외국인선수가 수입된후 타격은 몰라도 투수부문만은 국내선수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올 시즌들어 투수부문서도 용병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다승왕부문은 토종과 용병간 예측불허의 전쟁터로 변모할 조짐이다.
15일 현재 다승부문은 3명이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파의 간판 정민태(현대)와 용병 파머(두산), 기론(롯데)이 6승. 예년같으면 토종들이 용병들을 따돌리고 선두권을 형성했겠지만 올 시즌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타격부문에선 이미 용병들이 토종들을 압도한 전례가 있다. 98년 타이론 우즈(두산)가 홈런(42개)과 타점(103개)에서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호세(롯데)가 타점2위(122개), 로마이어(한화)가 홈런 2위(45개), 샌더스(해태) 스미스(삼성)가 홈런공동 3위(40개)를 차지하는 등 타격 각 부문에서 국내선수들을 압도했다.
투수부문에서는 98년 베이커(삼성)가 다승 4위(15승), 스트롱(현대)이 구원부문 2위(33SP)에 올랐을뿐 용병들은 토종들의 뒷전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출입금지’지역이었던 투수부문도 용병들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철완의 상징인 다승왕부문은 누구도 속단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다승왕의 분기점은 20승전후. 정민태가 국내파중에서는 가장 확실한 후보. 지난 시즌 20승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여전히 위력적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처럼 쉽지는 않을 것같다는 게 정민태의 생각이다. 용병들이 버티고 있는 탓이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파머를 꼽는다. 뒤늦게 한국에 온 파머는 좌완이면서도 145㎞를 넘는 빠른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가 돋보인다. 제구력 또한 일품이다.
가장 까다로운 외국인투수로 꼽힌다. 기론도 무시못할 존재다. 지난 시즌 이미 국내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기론은 올해 선발로 돌면서 폭포수같은 변화구가 더욱 위력을 발한다. 지난해보다 직구스피드도 훨씬 빨라졌다.
기론이나 파머는 9월중 시드니올림픽대표로 차출될 게 확실한 정민태보다 일단 유리하다. 정민태는 최소한 3경기를 결장할 수 밖에 없는 반면 기론이나 파머는 계속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토종대 용병의 자존심대결이 어떤 결말이 날지 궁금하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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