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비용신고 정한용지출률 99.5% 1위당선자 낙선자 구분없이 모든 후보들이 ‘신고한’ 선거비용 지출액은 겉으로는 법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4·13 총선 후보자들이 신고한 평균 선거비용은 법정 선거비용제한액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14일 집계됐다.
이에 정계 관계자들은 “실제로 상당수 후보들이 선기기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선거자금을 썼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아니냐”며 “대다수 후보들이 축소·누락 신고를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법정선거비용과 비교해 선거비용 지출율이 전국 최고인 후보는 인천 연수구에 출마, 낙선한 자민련 정한용(鄭漢溶)의원이었다.
정의원의 신고액은 1억1,145만4,990원으로 지출율이 99.5%에 이르렀다. 반면 서울 강동갑의 민국당 이상덕(李相德)후보가 신고한 지출액은 95만8,200원으로 지출율이 0.7%에 그쳤다.
제주시에 출마한 한나라당 현경대(玄敬大)의원은 1억2,325만8,220원을신고해 지출율이 97.1%로 당선자중 지출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선거비용 지출액이 가장 많은 후보는 전남 담양·곡성·장성의 민주당 김효석(金孝錫)당선자였다. 김후보가 신고한 지출액은 1억6,310만5,960원으로 지출율이 91.1%였다.
전국에서 최소액을 신고한 후보는 무소속 박진호(朴晉鎬·대구 중구)후보로 법정선거비용의 0.8%에 불과한 85만4,650원을 썼다고 신고했다.
○…간발의 차로 당락이 엇갈린 후보들의 선거비용 신고액도 관심을 끌었다.
경기 광주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박혁규(朴赫圭)후보는 6,083만1,800원을 신고해 지출율이 54.3%였으며, 3표차로 낙선한 민주당 문학진(文學振)후보는 7,272만8,939만원을 신고해 지출율이 65%였다.
또 11표차로 승부가 갈린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김영구(金榮龜)의원은 지출율이 92.7%로 서울에서 지출율이 최고였다.
반면 동대문을에서 낙선한 민주당 허인회(許仁會)후보의 지출율은 66%에 그쳤다. 당선자중 최고 재력가인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울산 동)의원은 8,007만여원을 신고해 지출율이 83.4% 였다.
○…일부 낙선자들은 선관위가 서면심사를 벌인 뒤 회계보고 내역 열람기간이 시작되면 당선자 회계보고를 열람, 자체 수집한 자료와의 일치 여부를 조사하는 등 당선무효를 이끌어내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의 한 낙선 후보는 당선자측이 유급선거운동원에게 지급한 수당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했다는 증언을 선거운동원의 주변사람으로부터 녹취해 놓고 회계보고서 열람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각 선관위별로 후보자들의 선거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주변의 제보도 기대되는 만큼 실사 과정에서 허위·축소·누락 신고 항목을 반드시 추적해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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