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펑(李鵬)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5월중 방북계획이 북중 외교당국간 사전접촉 과정에서 무산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리펑 상무위원장의 북한 방문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북한 당국과 계속 협의중”이라고 밝혀왔지만 5월 또는 6월 초순 방문을 두고 북한측과 물밑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감지됐었다.
특히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간에 사전 의사를 조율할 필요성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하반기 방중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리펑 상무위원장의 5월 방북설은 상당히 설득력을 얻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측이 일단 중국측에 리펑위원장의 ‘5월 방북에 대한 불가’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중국과 북한간 최고지도자의 상호방문은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물론 북한측이 중국에 전달한 내용이 “현재로선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 뿐이어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리펑 상무위원장의 방북을 거절했다거나 방북 자체가 무산됐다고 단정하기는 무리다.
정부 관계자들은 오히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임박한 시점이어서‘중국의 최고지도자급 손님’을 맞을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는 차원에서 이해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방북이 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했던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답방 형식이고 중국측이 방북일정을 제시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의 태도는 양측간에 최고지도자들의 상호방문을 두고‘온도차’가 있다는 관측을 낳게 한다.
중국 고위층의 방북과 김국방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양국관계의 지위격상과 경제적 실리를 동시에 챙기려는 북한과 양국 지도자 방문을‘정상적인 외교활동’으로 보는 중국측간에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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