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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로비스트' 몸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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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로비스트' 몸사린다

입력
2000.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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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사업 의혹.TGV 수사확대 여파최근 백두사업과 TGV 로비사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 대외업무 담당자(로비스트)들의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14일 재계 고위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전직 관료등을 임원으로 영입, 로비스트 역할을 맡겨왔고 중소기업들은 필요에 따라 비밀리에 로비스트를 고용해왔다”며 “그러나 백두사업 로비 의혹이 증폭되고 TGV 로비수사가 확대되면서 최근 재계 로비스트들은 대부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재계는 전직 고위관료와 정부투자기관, 금융계 임원 출신인사, 정치인 등을 로비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대우그룹이 헨리 키신저 전국무장관을 사실상 로비스트로 활동토록 하는등 국내 대기업중 상당수가 국제 거물들을 해외사업 로비스트로 활용해 왔다.

■건설분야는 여전히 맹활약

기업들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대규모 대출을 받는데 로비스트들을 필요로 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업영역을 대폭 축소하는 추세여서 로비스트들의 숫자나 역할도 크게 줄이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덩치가 큰 건설분야에서는 여전히 로비스트들이 맹활약하고 있으며 최근 2차구조조정을 앞둔 금융권의 경우 각 은행들이 정부를 상대로 집중 로비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료출신 로비스트들은 전무, 부사장, 고문등의 직책으로 대기업에 영입돼 일반 결재업무는 거의 하지 않은채 대외업무만을 맡고 있다.

사내 정상적인 업무와 대외적 로비스트 업무를 동시에 맡기기 위해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별로는 삼성, LG가 관료 출신을 많이 기용, 대외활동을 맡기는 반면 현대, SK는 자사 출신 임원들에게 대외 로비업무까지 맡기는 특성이 있다.

■최고의 로비스트는 기업주?

정태수(鄭泰守)전 한보그룹 총회장은 직접 정부 각료와 중진의원들에게 수천만-수억원씩의 로비자금을 살포했으며 장수홍(張壽弘)전 청구그룹 회장도 사업 확장을 위해 본인이 직접 억대의 로비자금을 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고위관계자는 “총수까지 나서 불법적인 로비활동을 벌이는 것은 조속히 근절돼야 할 고질병”이라며 “정경유착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도 외국 사례를 충분히 분석, 국내 로비스트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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