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업계의 관심이 아서 레비트(69·사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쏠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증권사들의 과장 광고, 인터넷 기업들의 내부자 거래, 회계법인과 기업의 유착 등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시장을 감독하는 SEC로서는 불가피한 조치다. 하지만 ‘거침없는’ 행보로 인해 업체들은 몸을 사리게 된다.레비트는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SEC 위원장에 오른 뒤 “금융시장에 대한 미국인들의 무지는 섬뜩할 정도”라며 투자자 보호 및 시장제도 개선에 주력해 왔다. 물론 유례없는 경제호황이라는 후원자가 있었지만 30년간의 증권맨 경력은 시장을 제대로 읽고 적절한 개혁수단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의 개혁방향은 증권거래소간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들과 시장을 직접 연결하며, 모든 정보가 공평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인터넷 증권거래소 설립을 촉진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상장기업의 타 거래소 거래를 제한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규정을 파기한 것 등이 일례다. 나스닥 운영자들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방법으로 주가를 책정한 사실을 포착, 모기업인 전미증권업협회(NASD)를 주식거래와 행정분야로 분리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미 증시 제도를 한 단계 성숙시킨 것은 물론 거래소간 경쟁을 유도해 최근 유럽 증시 합병 등 세계 증시 통합 움직임의 모태가 됐다. 때문에 최장수 SEC 위원장인 레비트는 리처드 그라소 NYSE 회장, 프랭크 자브 나스닥 회장 등과 함께 미국 증시의 3인방으로 꼽힌다.
윌리엄스 칼리지를 졸업, 시사 잡지 타임에서 인사담당자로 일했던 레비트는
1962년 시어슨 리만 브라더스의 전신 ‘시어슨 해이든 스톤’에 입사하면서 부터 증권가를 떠나지 않았다. 1969년-78년 이 회사 사장을 지낸 뒤 이후 89년까지 아메리칸 증권거래소(AMEX) 회장을 거쳐 SEC 위원장이 됐다. 한때 스톤사에서 함께 근무한 자브 회장과는 절친한 사이다.
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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