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울에 관한 정보를 영어로 제공하는 한 웹사이트 개설 축하 파티에 다녀왔다. 좋은 음식과 음악과 멋진 사람들이 어우러진 근사한 파티였다. 외국인들은 이런 파티를 옛 친구를 만나거나 새 친구를 사귀는 하나의 사회적 이벤트로 여긴다.파티 다음날 나는 몇몇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들은 한국에는 이런 종류의 파티가 없다고 했다. 약간 놀란 나는 아기의 백일 잔치 같은 것은 파티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구들은 그런 잔치에는 서양식 파티와는 달리 가족과 친지만 모인다고 설명했다.
그 후 한국인들과 좀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국문화에는 서양식 파티 같은 문화 이벤트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됐다. 한국인들은 모르는 남녀가 쉽게 어울릴 수 있는 파티가 낯설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스스럼 없이 자신을 소개하고 대화를 하는 형식에 익숙지 못하다.
서양식 파티는 아주 자유롭긴 하지만 그렇다고‘규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서양인들은 파티에서 일련의 규칙에 따르고 있다. 한국이 세계화하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서양식 파티에 참석하는 일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 이런 파티에 익숙지 못한 한국인 친구들을 보며 내가 느낀 몇가지 주의사항을 적어보고 싶다.
첫째, 서양식 파티를 단지 이성간의 어울림으로만 보지 말아야한다. 서양식 파티는 한국의 미팅같은 성격도 있지만 궁극적 목적은 보다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다. 파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성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되도록이면 양쪽 성별의 사람들과 골고루 어울려야한다.
둘째, 어떤 파티에서든 사람들을 사귀기 좋은 장소는 사람들의 동선(動線)인 주류가 놓인 테이블과 음식이 놓인 테이블 주위라는 사실을 알자. 가볍게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면서 말을 붙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셋째, 한 그룹에서 말을 붙여 어떤 사람을 새로 사귀었다 해도 다른 그룹으로 옮겨가는 일은 실례가 아니다. 파티에서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권장된다. 물론 자리를 옮길 때 “만나서 즐거웠다”거나 “즐거운 대화였다”라는 말을 잊으면 결례다.
사실 서양식 파티란 맨 처음에는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가보면 가볼 수록 서양인들의 사회적 규칙이 어떤 것인가를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캐롤라인 셔먼·한국금융연구원근무·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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