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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로비수사 / '崔빠진' 수사.. '김빠진'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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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로비수사 / '崔빠진' 수사.. '김빠진' 검찰

입력
2000.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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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어떻게 되나경부 고속철도 차량 선정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불법 로비를 한 혐의로 수배중인 최만석(59)씨가 미국 LA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검찰 수사가 미궁에 빠질 전망이다. 프랑스 알스톰사와 정·관계 인사를 잇는 핵심 고리인 최씨의 진술 없이는 로비의 실체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씨의 정확한 해외도피 및 도피경위는 향후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여러 정황상 최씨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 4월 LA 한인사회의 여러 인사들이 최씨를 목격했고 최씨와‘모종의 관계’로 알려진 K(49)씨도 올해 1월 갑자기 캐나다로 출국했다. 최씨가 한국에 있을 때 K씨 집에 머물렀고 최씨가 사라진뒤 얼마되지 않아 K씨도 출국한 점으로 미뤄 동반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를 목격한 LA 한인사회의 원로 인사는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씨가 얼굴과 이름이 꽤 알려진 한인사회의 원로중 한명인데다 수십년간 접촉해 온 인물이어서 잘못 알아볼 리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검찰도 “출입국 기록상 최씨가 국내를 빠져 나간 흔적은 발견 되지 않았지만 위조 여권을 사용하거나 밀항했을 경우 출국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며 최씨의 해외도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수사는 이에따라 최씨가 알스톰사로부터 사례금 1,100만달러를 받은 홍콩의 미국계 은행 계좌 등 최씨와 최씨 가족의 국내외 계좌추적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게 됐다. 검찰이 홍콩측에 사법공조를 요청, 1,100만달러의 사용처 파악 등 다각적인 수사를 하고있는 것도 최씨 신병확보가 안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뇌물사건 수사의 경우 뇌물을 준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뇌물을 받은 측이 부인하면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려워 수사 진전이 불투명해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검찰 관계자도 “최씨에 대한 조사 없이 최씨와 가까웠다는 이유만으로 관련자들을 소환할 수는 없다”고 말해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홍콩측 마저 국내법을 이유로 최씨 계좌 추적 공조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 사법 당국에 사법공조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분명한 범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은 영주권자를 미국측이 선선이 넘겨줄리 없는데다 설령 넘겨준다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최씨의 해외도피는 수사가 난관에 봉착, 고속철도 차량 선정을 둘러싼 로비의혹의 실체 규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검찰은 최씨의 해외도피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씨를 기소중지하고 이번 사건을 장기 미제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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