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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몸로비'소동과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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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몸로비'소동과 인사

입력
2000.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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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꼴이 우습다. 무슨 로비스트인가 하는 여자 한 사람이 온통 세상을 휘젓는 듯하다. “그의 유혹에 두 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전 국방장관이 미녀 로비스트와의 성적관계를 고백했다. 이에 로비스트는 두 사람이 호텔방에서 다섯시간 동안 머문 사실 등은 시인하면서도 “밥시켜 먹고 사업얘기만 했다”고, 통정사실은 부인했다.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지금 시중엔 온통 미녀 로비스트의 ‘몸로비’ 여부가 화제다.■‘백두’나 ‘금강’은 군 장비 현대화 사업이다. 책임자인 국방장관과 미녀 로비스트의 사련(邪戀)은 그래서 예삿일이 아니다. “참고사항만 일러주었지, 군기밀은 누설하지 않았다”는 변명이 공허하다. 최소한의 공인의식마저 망각한 이런 사람이 한 때나마 국방의 최고책임자였다는 사실에 아연해질 따름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던 문민정부 때 일어났던 일이다. 이건 분명 만사(萬事)가 아니라 망사(亡事)의 결과일 뿐이다.

■당시 국방위원장을 비롯, 상당수 의원 등도 연루의혹을 받고 있다. ‘사생활’이라거나, ‘배꼽아래 일’이란 이유로 덮으려 해선 안된다. 공직자에겐 ‘주책’이나 ‘만용’이 용납되지 않는다. 도대체 문민정부 인사가 어떠했길래 이 모양이었을까. 린다 金 사건에도 YS와 가깝다는 어느 변호사 이름이 등장한다. YS정부에서 한 자리 한 사람치고 이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결국 이런 파행과 전횡이 인사난맥상을 피할 수 있었겠는가.

■흔히 “승진을 시키려면 사람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막상 일을 맡기려면 없다”고 한다. 적재적소 인사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말이다. 남 흉볼 계제가 아니다. 김대중정부도 ‘김 변호사’같은 존재가 없는지 스스로를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TGV는 캐고, 린다 金은 덮으려 한다’는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의혹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으면 한다.

/노진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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