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꿈을 이루고 싶었는데…”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고단한 몸을 이끌면서도 곱게 키워 온 한 여대생의 선생님의 꿈이 융통성 없는 대학행정 때문에 꺾였다.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이모(24·여)씨가 제적 통보를 받은 것은 한양여중·고에서 교생실습을 하던 3일. 교생실습과 아르바이트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고된 생활에도 웃음을 잃지 않던 이씨에겐 “4월 20일자로 제적됐다”는 통지문은 청천벽력이었다.
올 1학기 기성회비 장학생이 될 만큼 학업성적도 우수한 이씨는 100여만원의 수업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학교 측에 학자금 대여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씨의 가족 중엔 월 소득 30만원 이상을 벌거나 재산세 과세 증명서를 가진 사람도 그 흔한 신용카드 소지자도 없어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분할 납부 역시 등록금 반액을 선납해야 가능하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학교는 오히려 이씨에게 “4월초까지 수업비를 완납하지 않으면 제적처리하겠다”는 서약서를 요구했다. 3월 중순 서약서를 제출하며 분할납부 신청이 된 것으로 생각했다.
분할납부 마감 시한인 5월말까지 돈을 내면 설마 학교에서 4년간 고생을 물거품으로 만들겠느냐는 학교측에 대한 믿음에서다. 하지만 학교측은 이씨에게 단 한 번의 전화연락이나 의사 타진도 없이 4월 초 제적 처리를 하고 4월 28일 교육부에 제적생으로 통보까지 끝냈다. 자신이 제적당한 사실도 모른채 이씨는 중간고사를 치르고 교생실습까지 했다.
이씨는 “등록금이 거의 마련돼 가던 중이었는데 애들한테 인사도 못하고 돌아섰다”고 흐느꼈다. 그는 “스승의 날(15일)이라고 씌어진 달력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안준현기자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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