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대주주들이 최근까지 약 1조원의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처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측은 업종 전문화를 위해 계열사간 주식매매를 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재계에서는 지분정리를 통한 그룹구조 재편과 대규모 자금 필요설이 제기되고 있다.LG그룹의 모기업이자 주력계열사인 LG화학은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비상장 계열사인 LG유통과 LG칼텍스정유 주식 7,085억원 어치를 샀다.
다른 주력사인 LG전자도 올 4월 LG유통주식 2,433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구본무 회장과 구자경 명예회장 등 대주주들이 9,518억원을 손에 넣었다. 98년 매각분까지 합치면 1조1,309억원이나 된다. 구회장 일가는
주식매각대금의 일부로 LG전자 주식 600여만주(약2,000억원)를 매입했다. 나머지(약7,000억원)는 아직 꼬리가 밟히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솔엠닷컴(018)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이 아니냐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 한솔엠닷컴은 최근 LG와 협상이 결렬된 것은 LG의 자금조달 능력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매각대금이 회사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계열사 출자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의 ‘정보통신 그룹으로의 재편’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월말까지는 화학이 7.7%의 지분으로 전자의 최대주주였으나 개인 대주주들이 전자 주식을 매집, 최대주주가 됐다.
그룹오너의 전자 지분율은 5.7%에서 12.5%로 늘어났다. 이로써 모기업이자 지주회사였던 화학의 입지가 약해지고 구씨 가문의 대주주들이 출자관계를 통해 전자-정보통신-텔레콤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결국 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자·정보 통신부문을 그룹 주력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지분정비가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LG그룹의 창업 가문인 구씨와 허씨간 지분정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도 하다.
/윤순환기자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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