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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로비수사/호씨 역할.비중에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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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로비수사/호씨 역할.비중에 의문점

입력
200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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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차량 선정 로비의혹 사건에서 호기춘(扈基瑃·51·여·구속)씨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었을까.검찰에 따르면 호씨는 프랑스 알스톰사측에 최만석(59)씨를 정·관계 로비스트로 소개하는 중개자역을 맡았던 것으로 돼있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호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정·관계 등에)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도 호씨가 알스톰사로부터 받은 380여만달러중 일부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나머지는 홍콩 예금계좌에 남겨놓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호씨가 직접 로비를 한 흔적은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호씨는 로비 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인 것 같다”며 “최씨가 로비를 도맡아 처리했다는 호씨의 진술이 모두 거짓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씨의 행적에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호씨는 1993년 4월 조선호텔에서 최씨와 함께 알스톰사 회장을 만난 뒤 TGV가 고속철도 차량으로 선정돼 전체 계약금의 1%인 사례금을 받을 경우 65 대 35의 비율로 나눠갖기로 최씨와 약정했다.

로비스트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검증되지도 않은 최씨를 단순히 소개해 준 대가치고는 380만달러라는 돈은 엄청난 거액이 아닐 수 없다.

호씨는 또 TGV가 고속철도 차량으로 선정된 뒤 로비스트 소개를 부탁했던 알스톰사 한국지사장과 결혼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호씨가 정·관계에 지인이 많은 인사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한 최씨가 호씨에게 접근, 계약성사 사례금을 나눠갖는 조건을 걸고 로비스트로 추천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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