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아세안지역포럼(ARF) 공식 가입신청은 북한의 외교가 양자 관계개선 차원을 넘어 다자기구 진출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94년 창설된 ARF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미·중·러 등 아·태지역 11개국, 유럽연합(EU)의장국이 참여, 정치·안보 문제를 협의하는 아·태지역 내 유일한 정부간 안보협의체다.
북한은 오는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RF 외무장관회의에서 정식 가입승인을 받으면 23번째 회원국 자격으로 회의에 곧바로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곧 남북한이 원탁형 테이블에 앉아 한반도 정세 등 지역안보문제를 논의하는 장이 새롭게 마련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 전문가들은 ARF가 지난해 의장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문제를 언급하는 등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강조해온 만큼 북한의 회의 참가는 한반도의 불안정 요소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도 ARF 가입을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함과 동시에 남한 주도로 진행된 역내의 한반도 정세 평가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또 북한이 그동안 ARF 가입 조건으로 회원국과의 수교를 내세웠던 점을 고려하면 필리핀과의 수교도 촉진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국제기구중에서 비교적 가입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ARF를 발판으로 해 경제적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 가입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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