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南男北女)’라더니 정말이구만.”8일 미스코리아 후보들의 첫 금강산 관광길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북한 여성안내원이 짐짓 퉁명스럽게 내뱉은 답변이었다. 그러나 마지막날인 10일 미스토리아 후보들이 안내원에게 “참 예쁘시네요”라고 말을 걸자 이 안내원은 환한 미소로 “아닙니다. 그 쪽이 더 예쁜데요”라고 ‘솔직하게’ 말을 받았다.
금강산 방문에 나섰던 미스코리아 국내후보 46명이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전 부산 다대포항으로 귀항했다.
처음 후보들은 북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표정이 잔뜩 굳었다. 그러나 단 사흘새 이런 선입견은 눈녹듯 사라지고 같은 또래 젊은이들인 후보들과 북한의 안내원들은 모두 친구가 됐다.
○…북한 안내원들 사이에서도 미스코리아 후보들의 방문은 최고의 관심사였다. 첫날 귀면암에서 만난 한 북한 안내원은 “남한의 최고 미녀들이 금강산을 찾아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남측 미인의 기준은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선발하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한 안내원은 “남쪽과 북쪽의 미인의 기준이 다른 것 같다”며“북쪽에서는 얼굴이 둥글면서 건강한 체격을 가진 여성을 최고의 미인으로 친다”고 말했고 또다른 북한 안내원은 “모두들 머리를 갈색이나 노란색으로 물들여서 보기싫다”고 미간을 찌푸리기도 했다.
○…10일 오후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펼쳐진 평양 모란봉 교예단 공연 관람 중에는 평양 중앙TV팀이 미스코리아 후보 일행을 촬영, 눈길을 끌었다. 중계 카메라 3대를 동원한 평양 중앙TV측은 교예단 공연이 펼쳐진 1시간30분 동안 미스코리아 후보들의 표정과 관람 장면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았다.
평양 중앙TV 관계자는 “남측 미인들의 금강산 방문이 큰 의미가 있다”고 촬영이유를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영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교예단원과 후보들이 서로 악수와 포옹을 나눠 800여 관람객으로부터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후보들은 공연 후 “모두가 한 핏줄임을 느꼈다” “통일이 왜 되어야 하는지를 깨달은 소중한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고 일부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9일 금강산에서의 사진촬영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치러졌다. 화려한 생활한복과 이브닝 드레스차림이 자칫 북측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내원들은 심사기준과 나이 등을 물으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촬영과정을 지켜보았다. 이날 오후에는 노천온천에서 수영복차림의 촬영이 이어졌다.
이들의 금강산 방문 활동 내용과 사진 촬영 과정 등은 MBC TV를 통해 27일 미스코리아대회 전야제와 28일 본선 중계방송 등에서 소개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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