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밸리를 잡아라’시중은행의 테헤란로 지점이 수십년간 서열 1위를 지켜왔던 명동지점을 제치고 ‘이머징(Emerging) 지점’으로 떠오르자 은행마다 벤처전문 점포를 신설하고 본부 심사요원을 직접 파견하는 등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외환은행은 지난 8일 벤처기업이 가장 많이 밀집한 ASEM타워빌딩으로 무역센터지점을 이전, 인근 테헤란밸리 6개 점포와 연계하는 중추적인 벤처 점포로 육성키로 했다. 외환은행은 이를 위해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코너’, 주식시세를 볼 수 있는 대형 벽걸이TV, 해외카드로도 원화를 찾을 수 있는 글로벌CD기 등을 설치하고 또 국제업무와 외국어에 능통한 직원들도 대거 배치했다.
기업은행은 선릉역지점에 본부 심사부 요원 3-4명으로 구성된 ‘벤처기업 지원센터’를 지난 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잘 나가는’ 벤처기업들을 신속하게 섭외·발굴해 주고객으로 끌어 들이자는 취지.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근 6개 지점과 연결해 벤처전문 점포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테헤란밸리 인근에 6-7개 점포를 두고있는 국민은행은 테헤란로를 기준으로 모든 점포가 북측에 있는 점을 감안, 조만간 삼성역지점을 남측거리로 이전할 계획. 국민은행 관계자는 “워낙 벤처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만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영업실적에 큰 차이가 난다”며 “하지만 임대료가 비싼 데다 자리도 거의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빛은행이 영동지점을 ‘인터넷카페’시범지점으로 운용하고 있고 2-3개 은행은 이 일대에 점포신설을 계획하는 등 테헤란밸리 점포 선점을 위한 각 은행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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