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시은-개그우먼 김효진시트콤에는 탤런트와 개그맨 중 누가 더 잘 어울릴까? 시트콤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이 갖는 의문이다. 15일부터 방송되는 MBC 일일 시트콤 ‘논스톱’(김균태·최진원 극본, 권민호·연정훈 연출)에 탤런트 박시은과 개그우먼 김효진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인 두 사람은 시트콤이 진행되면서 시청자의 의문에 답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시은
지난해 말 이승렬 PD 등 방송가 PD들은 2000년 올해의 스타로 부상할 사람 중 한 사람으로 박시은(20)을 꼽았다.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또래의 배두나 추자현 김민희처럼 개성있는 외모나 이미지도 아니다.
왜? 답은 얼굴과 분위기에 있다. 박시은의 지극히 한국적 미인형의 얼굴과 차분한 분위기가 개성만이 강조되고 튀는 분위기가 팽배한 요즘에 역으로 빛난다. 그녀의 연기도 일상성에 기대고 있다.
권민호 PD도 이같은 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논스톱’에서 박시은의 캐릭터를 감성적이고 눈물 많은 착한 디자이너로 설정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연기자들은 성격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기보다는 일반적인 인물 연기가 더 어렵다. ‘점프’에 이어 두번째로 시트콤에 출연하는 박시은은“캐릭터의 성격과 분위기가 맞아 편한 옷을 입은 듯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매니저사에 의해 발탁된 ‘길거리 캐스팅’ 경우다. 1998년 시추에이션 드라마 ‘김창완의 이야기 셋’에 출연하는 것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학교’ ‘왕룽의 대지’에서 각각 고등학생, 대학생 역을 맡았다.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인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해냈다. 첫 작품에서 해맑은 미소 하나로 부족한 연기를 보충하던 박시은의 모습은 더 이상 아니었다.
드라마와 달리 그녀가 시트콤에서 성공적인 연기자로 남기 위해서는 상황 적응력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좋은 친구들’ 등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순발력과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렀어요”라는 박시은. 그녀가 “언제든지 엑스트라를 할 각오로 연기를 해요”라는 자세를 지킬 때만이 연출자들의 예감이 맞을 것이다.
김효진
김효진(24)은 희극적인 몸짓이나 애드립(즉흥대사)이 아닌 ‘연기로 웃기는’ 코미디언이다. ‘테마게임’에서의 억척 아줌마, 뺀질이 여고생 등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잘 소화했고 1998년 MBC시트콤 ‘여자 대 여자’에서도 ‘염장 지르는’간호사 역할을 얄밉고도 야무지게 해냈다. 95년 데뷔 이전까지 본인 스스로의 희망도 코미디언이기보다는 연기자였다.
그런 김효진이지만 작년 ‘여자 대 여자’ 이후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나지 못해 잠시 침체상태에 있었다. 그러다가 현재 MBC 미니시리즈 ‘이브의 모든 것’에서 날카롭고 긴장감있는 극 분위기를 풀어주는 감초같은 대학생 ‘초제’를 맡아 드라마에도 본격 출연하게 됐다.
이번에 MBC시트콤 ‘논스톱’에서 맡은 역할은 이름조차 얄미운 ‘이라이자’. 회사 동료인 김정현과 캔디(박시은) 사이를 방해하는 트러블메이커다. 그러면서도 정현 앞에서는 한없이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내숭덩어리이기도 하다.
“사실 저도 멋진 남자 배우를 상대역으로 비련의 여주인공을 하고는 싶죠. 대학 연극반에서 그런 역할을 한 번 맡았었는데 관객들이 키득키득 웃더라구요.” 이제는 본인 스스로의 생각도 변했다. 모양만 예쁘고 화려한 역보다는 개성이 살아있는 성격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다.
시트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실 개그맨이 출연하는 시트콤에 대한 나름의 걱정이 있다. 애드립에 의존하는 겉도는 연기로 출연진 간의 조화를 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웃음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겠죠. 코미디언으로서의 김효진의 색깔을 죽이고 자연스럽게 ‘연기자’가 되렵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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