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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석방 협상대표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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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석방 협상대표 테일러

입력
200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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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에 內戰 부른 주역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시에라리온에서 또‘아프리카의 아이러니’가 연출됐다. 내전의 장본인인 반군 지도자 포다이 산코(68)가 자신의 혁명연합전선(RUF)이 억류하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 석방을 위한 협상에서 자신을 후원해온 ‘대부’와 무릎을 맞대야 하기 때문이다.

서아프리카 9개국 정상들은 9일 반군과의 유엔평화유지군 석방을 위한 협상 대표로 찰스 테일러(53)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선정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7년간의 라이베이리아 내전을 일으켰던 반군 지도자 출신으로 시에라리온에 내전을 전파시켰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테일러를 협상대표로 선택한 것을 놓고 “반란을 부추긴 자가 내전재발을 막는 희극이 벌어졌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흑인 아버지와 토착원주민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테일러는 미 매사추세츠주 벤트리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뒤 귀국, 사무엘 도 정권에서 조달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정권에 환멸을 느낀 그는 부패척결과 종족차별 철페를 외치며 반정부활동을 시작했고, 1989년 성탄절 전야에 반란을 일으켜 7년동안 20만명의 사망자를 낸 내전을 이끌었다.

테일러는 내전중이던 1991년 산코와 인연을 맺게된다. 그는 시에라리온의 육군 사병출신으로 TV카메라맨이었던 산코를 자신이 조직한 반군인 라이베리아민족애국전선(NDLF)에 끌어들였으며, 산코의 반군 조직을 적극 후원했다.

제메족 출신인 산코는 1956년 영국의 서아프리카군에 입대, 무전병으로 훈련을 받았으며, 1961년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반란혐의로 투옥됐다. 작달막한 키에 카리스마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그는 1980년 사면을 받은 뒤 흑인 회교단체를 만나기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귀국후 그는 같은 뜻을 지닌 동지들을 모아 리비아의 가다피에게 무기지원을 요청했고, 그때 테일러를 소개받았던 것이다. 산코는 반군 조직과 내전, 다이아몬드 광산 장악을 통한 경제권 장악 등 테일러의 집권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1991년 이후 조국을 내전의 수렁텅이로 몰아넣었던 그는 지난해 7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고 4개 장관직을 RUF가 차지하고 자신은 요직인 광물전략위원회 의장에 올랐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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