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조지(The Stars and Stripes)는 11일 한국전쟁 초기 충북 영동군 노근리에서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양민학살사건 당시 현장에서 학살에 가담했다고 증언했던 미군장병 2명이 실제로는 현장에 없었다고 보도했다.이 사건을 조사중인 미 육군부측도 이를 근거로 노근리학살사건이 미군이 패퇴를 거듭하던 중에 피란민 속에 북한 인민군 첩자들이 섞여있었던 것으로 오인하고 일선 부대차원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고’로 잠정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향후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성조지는 “지난 9월 AP통신의 첫 보도에서 1950년 7월26일 노근리에서 기관총으로 양민을 학살했다고 증언한 에드워드 데일리 상병과 소총수 델로스 플린트 일병 등이 당시 현장에 없었음이 미 국립문서보관소와 국립인사기록센터 및 당시 부대일지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성조지는 이어 “7월26일부터 사흘간 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보도된 제1기갑사단 7연대 2대대 H중대는 노근리현장에 불과 16~20시간밖에 머물지 않은 것으로 부대일지에 나타나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사흘간 상관의 명령 하에 조직적으로 학살이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성조지는 구체적으로 “H중대 기관총사수로 알려진 데일리 상병은 실제로는 1949년 3월18일부터 사단직할 제27병기정비중대에 소속돼 있었으며 H중대로 배속된 것은 사건 다음해인 1951년 3월15일이었다”고 지적하며 “당시 H중대원 누구도 데일리 상병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성조지는 또 “플린트 일병의 경우도 사건 전날인 그해 7월25일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인사기록에 나타나 있다”고 덧붙였다.
성조지는 이같은 사실을 토대로 “AP통신의 보도에 결정적인 신빙성을 부여한 참전용사들의 주장은 허구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근리사건은 전쟁초기 혼란의 와중에 빚어진 사고였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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