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 "린다김 덮기"한나라당은 검찰의 고속철 수사에 대해 린다 김 로비의혹사건이 터져나왔을때 비교적 차분했던 것과는 달리 “미묘한 시점에 미묘한 내용으로 미묘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면서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하순봉 총장은 “검찰이 린다 김사건에 대해서는 옷로비사건을 연상케 할 만큼 소극적이었다가 실체가 불분명한 고속철 로비의혹을 갑자기 끄집어낸 것은 정치적 음모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한발 더 나가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린다 김사건을 덮으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이 고속철 수사를 ‘음모론’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린다 김 사건의 배후에 현 여권 핵심실세가 관련돼 있어 여권이 린다 김사건을 잠재우기 위해 고속철 수사를 들고 나왔다는 의혹을 갖고 있기 때문.
하지만 고속철 수사에서 14대 당시 교체위위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 이름이 흘러나오자 혹시라도 인위적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리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뚜렷한 혐의점도 없는데 16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갑자기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하는 것은 석연치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천호기자toto@hk.co.kr
■민주 - "수사는 당연"
민주당은 10일 ‘경부고속철 로비의혹’에 대해 “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원론적 반응이외에는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모습을 보였다. 2년2개월만에 이뤄진 DJ-YS 회동 등 정치권의 대화 기류에 미칠 파장을 가늠키 위해선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태도다.
김옥두 총장은 이 사건이 YS 정권때 일어난 일인 만큼 모처럼 조성된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만 되풀이 했다. 정동영 대변인도 별도의 논평없이 “검찰수사에 대해 당이 뭐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데 그쳤다.
다만 ‘린다 김’사건을 덮기 위해 고속철 사건을 터뜨렸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선 “두 사건 모두 현 정부와는 관계가 없는 일인데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덮는다는 말이냐”며 어이없어 했다.
야당시절인 1994년부터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한화갑 지도위원 및 이윤수 의원등은 당시 국감 질의자료를 배포하며 “수사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태성기자tsgo@hk.co.kr
■자민련 - "성역없는 수사를"
2000/05/10(수) 18:24
자민련은 10일 ‘고속철도 로비 의혹사건 수사’와 관련,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학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 혈세를 낭비한 비리연루 공범들을 모조리 밝혀내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양 부대변인도 “사업자 선정 당시 투명성을 위한 문민정부의 외형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며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자민련의 강경입장은 로비사건에 자민련 인사가 연루되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때문이다.
/김광덕기자kdkim@hk.co.kr
■상도동 - '무반응'
경부고속철도 선정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상도동은 10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김영삼 전대통령은 이날 아침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수고 많았다”는 덕담만 했다. 고속철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박의원은 “김전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회동에서도 ‘재임중에 단 한푼도 받지 않았으며 한푼이라도 받았으면 가만히 놔뒀겠느냐’고 말한 것을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상도동이 오불관언의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박의원은 “어찌됐든 문민정부 때의 일인 만큼 ‘스캔들’, ‘로비’운운하는 것이 만에 하나 김전대통령의 명예에 누를 끼칠까 그리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측은 이번 사건에 여권의 불순함이 개입된 것으로는 의심하지는 않는 듯 하다. 박의원은 “전날 김대중 대통령이 김전대통령 부부를 함께 초청한 마당에 무슨 딴 생각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문민정부 시절 권력 핵심에 있었던 민주계 실세들도 로비 의혹의 주범격인 최만석씨에 대해 “몇몇 민주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지만 (최씨는)YS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로비를 할 만한 인물이 못됐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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