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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행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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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행태 바꿔야"

입력
200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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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시민기자상 권정숙씨“내가 겪은 불편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도록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의견을 보냈습니다.”

이달의 시민기자상 두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권정숙(34)씨는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고발하려고 투고를 하긴 했지만 신문에 나올 줄은 몰랐다”며 “의견을 실어준 것만도 고마운데 상까지 준다니 믿기지 않네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남편(최영현 34·삼성종합화학 운전사) 수련(9) 지선(8) 민선(3) 세 딸과 함께 오손도손 살아가는 평범한 주부인 권씨가 독자투고를 하게 만든 ‘사건’을 겪은 것은 지난달 중순께.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막내를 데리고 대산읍에 일을 보러 나간 김에 필요없는 삐(015나래텔) 가입을 해지하기로 하고 회사 서비스센터에 시외전화로 문의를 했다. 신호음이 떨어지자 회사소개 음성이 1∼2분가량 나온 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안되니 다음에 하라”는 말과 함께 전화기가 먹통이 됐다.

다시 전화를 하면 같은 과정을 거쳐 감감무소식이었다. 읍내 나온 김에 일을 처리하자는 생각에 몇 번을 그러다보니 2,000원짜리 전화카드를 금새 써버렸다.

통화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 그 회사 다른 지점을 찾아 전화하니 관련 서류를 팩스로 보내면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직원은 “거기는 원래 통화가 잘 안되요”라며 대수롭지않게 대꾸했다. 결국 권씨는 다시 아이를 업고 1시간 간격의 버스를 기다려 읍내에 나가 팩스로 해지요청서를 보내야 했다.

팩스 보낼 곳도 마땅치 않아 편의점에 가서 1,500원을 내고 신청했다. 결국 삐삐해지에 3,500원과 반나절을 소모해야 했다. “고객을 무시하는 데 가입해지하길 백번 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물건을 팔 때는 온갖 친절을 베풀다가 고객의 불편한 점은 ‘나몰라라’하는 대기업이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그는 “요즘 기업들이 수신자부담 전화를 많이 도입하고는 있지만 고객 특히 지방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권씨는 91년부터 한국일보만 보는 단골독자이지만 독자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도 투고를 계속하겠느냐는 질문에 권씨는 “결과가 이번처럼 요란하다면 재고해봐야겠다”고 웃으며 “하지만 생활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기위해서라면 계속해볼 생각”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한국일보에 바라는 점으로는 “어떤 사안을 흥미위주로 부풀리지않고 사실보도를 하는 지금의 자세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지방독자들, 특히 지방 주부들을 위해 교육관련 정보와 생활상식 등이 담긴 기사를 많이 실어달라”고 주문했다.

서산=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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