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의 중의원 해산과 25일의 총선을 앞둔 원로 정치인들의 잇따른 은퇴 선언으로 일본 정계의 세대교체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8일에는 정계 최장로인 자민당의 하라 겐자부로(原健三郞·93) 전 중의원 의장과 구지라오카 효스케(鯨岡兵輔·84) 전 환경청장관이 은퇴를 선언했다. 후견인인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총리와 실력자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 전 관방장관 등의 은퇴 선언에 이은 것으로 자민당에서만 11명의 중의원 의원이 스스로 퇴진했다.
공명당도 당내 최고실력자인 이시타 고시로(石田幸四郞·69) 전 총무청장관을 비롯해 이미 6명의 중의원 의원이 자진 은퇴 의사를 밝혔다. 공산당도 가네코 미쓰히로(金子滿廣·75) 부위원장 등 7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민당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76) 전 총리와 이토 시게루(伊藤茂·72) 전운수성장관 등 3명이 퇴진을 발표했다.
민주당의 간다 아쓰시(神田厚·58) 전 방위청장관 등 3명, 개혁클럽의 오자와 다쓰오(小澤辰男·83) 전 후생성장관과 무소속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정계 은퇴 를 선언한 중의원 의원은 32명에 이른다. 공천 탈락에 따른 은퇴까지 포함하면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천 탈락이나 선거 패배 등을 고려한 ‘모양 갖추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물급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정치 인생에 한 매듭을 지을 필요성’을 은퇴의 이유로 들어 눈길을 끌었다. 정계의 세대교체 요구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법인 셈이다.
자민당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82)·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82) 전 총리와 사쿠라우치 요시오(櫻內義雄·88) 전 중의원 의장 등은 여전히 강력한 의욕을 비치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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