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10시께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온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다했다. 목이 다 쉬었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도 “김전대통령은 김대통령에 대해 서운했던 부분들을 남김없이 얘기했고,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을 했다”고 밝혔다.박의원이 전한 김전대통령의 발언내용.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만났지만 (우리는)땅에 발을 짚고 사는 사람이다. 현실 정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김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는 민주주의 안하기 때문이다.
정도로 가야한다. 내가 독재자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는 야당 파괴, 편중인사, 언론탄압, 정치보복, 부정선거를 했기 때문이다. 야당의원 36명을 빼갔는데 이게 말이 되나. 대통령이 하야해야 할 일이다. 정부요직을 특정 지역 출신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 잘못된 일이다.
나하고 가깝게 지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감옥에 갔나. 문민 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이다. 내 뒷조사도 계속했다. 내가 5년 동안 단 한푼도 안받았는데 한푼이라도 받았다면 문제 삼았을 것 아니냐.
김태정(金泰政) 검찰총장이 (나를)출두하라고 했고 감사원장도 조사하겠다고 했다. IMF 때문에 국정 조사 한다고 했는데 노동법, 한은법 개정하려 했을 때 김대통령이 반대해서 안된 것 아니냐. 망해가는 기아도 국민기업이라고 살리자고 한게 김대통령 아니냐. 언론 탄압, 언론 조작은 지금도 하고 있지 않은가.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을 찬양하고 있는데 이해할 수 없다. 당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죽었는데 기념관을 세운다니 말이 되나.
여당 간부가 정권 재창출을 못하면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했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호남의 단결은 정의요, 영남의 단결은 불의라고 했는데 국민들이 비웃고 있다.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말해 주었다. 대선 전에 김대통령의 부정 축재를 조사하려는 것을 중단시켰다. 수사를 했다면 호남에서 폭동이 일어나 대선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재임중 정치군인을 척결했다. 그러지 않았으면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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