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94년당시 정·관계 로비혐의 수사문민정부 초기 프랑스 알스톰사의 TGV(테제베)가 경부고속철도 차량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검찰이 선정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 파문이 예상된다.
대검 중수부(부장 김대웅·金大雄검사장)는 9일 TGV가 고속철도 차량으로 선정된 뒤 1994년 알스톰사로부터 사례금 명목으로 1,100만달러를 받은 호기춘(扈基瑃·51·여)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하고 최만석(59·미국 영주권자)씨를 같은 혐의로 출국금지한 뒤 지명 수배했다.
검찰은 또 95년 12월부터 3차례에 걸쳐 호씨로부터 “알스톰사와의 외환거래 내역에 대한 경찰청의 내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8,000만원을 받은 전 남대문경찰서장 전윤기(全潤基·64)씨를 뇌물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호씨는 93년 1월 알스톰사 한국지사장(프랑스인)의 부탁을 받고 정·관계에 지인(知人)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최씨를 로비스트로 추천한 뒤, TGV가 고속철도 차량으로 선정되자 94년11월-95년5월 최씨 명의의 미국계 은행 홍콩지점 계좌를 통해 알스톰사로부터 1,100만달러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100만달러중 상당액이 고속철도 차량 선정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해 준 정·관계 인사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계좌추적을 통한 사용처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또 TGV가 고속철도 차량으로 선정되기 전후에 별도의 거액 리베이트 자금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호씨를 상대로 최씨가 접촉한 정·관계 인사가 누군지 추궁하는 한편 전담반을 편성, 최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호씨가 정·관계 인사를 접촉했다는 사실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며 호씨도 최씨가 로비를 전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치권 활동 경력이 있는 최씨가 검거돼야 로비의 실체가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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