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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백만장자의 골프인생 철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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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백만장자의 골프인생 철학서

입력
2000.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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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와 백만장자마크 피셔 지음, 김호 옮김, 디자인하우스 발행

로버트 터너. 나이 30세. 미국 프로골프투어(PGA) 챔피언의 꿈을 일찌감치 버리고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골프 강사. 손님에게 모욕을 당하면서도 그럭저럭 참는다. 자신에게 재능은 있지만 운이 안 따라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골퍼의 길을 포기했다고 믿으며. 그가 즐겨 듣는 노래는 롤링 스톤스의 ‘원하는 것을 언제나 얻을 수는 없어’. 그는 실패한 골퍼.

백만장자. 나이·이름 미상. 70세는 넘어 보이며 매우 크고 푸른 색의 눈동자가 인상적인 노인. 리무진을 타고 9홀짜리 골프장을 소유한 갑부. 하지만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는 그에게도 아버지가 어릴 때 죽어 14세 때 구두닦이로 직업 전선에 뛰어든 쓰라린 과거가 있다. 그는 성공한 백만장자.

이 두 사람이 ‘동화처럼’ 만났다. 물론 픽션이다. 자신의 낡은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 로버트는 보호벽을 들이박았다. 앞서가던 리무진을 피하기 위해 급정거하는 바람에 차가 몇바퀴 돈 것이다. 의식을 잃은 로버트를 깨어 준 사람이 바로 리무진에 타고 있던 백만장자. ‘즉석에서 백만장자’ ‘백만장자의 비밀’ 등을 내놓은 캐나다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피셔는 이 신데렐라같은 만남을 통해 골프 성공론을 이야기한다.

이후 소설은 거침없이 읽혀진다. 백만장자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로버트가 프로테스트(퀼리파잉 스쿨)를 손쉽게 통과하고, 내친 김에 US 오픈 출전권까지 따내 결국 챔피언에 오른다. 이 과정은 한마디로 ‘할리우드식 해피엔딩 스토리’다.

하지만 ‘골프광이 쓴 골프 소설’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이 책이 가슴 벅차게 읽혀지는 이유는 딴 데 있다. 백만장자가 로버트를 변화시키기 위해 들려주는 골프 성공론, 예를 들어 ‘지난 홀의 플레이는 잊어버려라(1번 홀의 더블 보기는 16번 홀의 더블 보기보다 더 많이 기록되지 않는다)’ ‘가장 멋진 샷을 시각화하라(예수도 제자들에게 “너희가 기도하면 그리고 그것을 이미 받았다고 믿기만 하면 그대로 다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등은 곧바로 인생 성공론이기 때문이다.

백만장자는 강조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아. 가지고 있던 생각을 창문 밖으로 집어 던져 버리고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 그들에게 발생하는 문제들은 장애가 아니라 기회야. 문제들은 그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열정과 인내력을 키우지.”

구두닦이 시절 터득한 소중한 경험도 이야기 한다. “쓸데없는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는 없어. 자네는 내가 구두닦이였을 때 돈 많은 주식 중개인들에게 한 일을 해야 하네. 거물 골퍼들의 플레이를 비디오로 보고, 경기장에 가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골퍼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보는 거야. 그들의 기술과 에너지를, 그들과 하나가 될 때까지 자네에게 주입시키게.”

골프를 통한 인생론. 이것이야말로 좌절한 많은 골프 팬들에게, 그리고 사업과 연애에서 실패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힘이 되는 것이 아닐까. 번역은 1998년 미국 스탠퍼드대 구내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 김호(정보통신부 지식정보산업과장)씨가 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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