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2000' 스크린 쿼터사수 운동까지1996년 음반사전심의 철폐를 기념해 마련됐던 공연 ‘자유’. 이제 한국 록과 포크 음악의 건강한 정서를 재생산하는 주요한 산실로 자리잡았다. 우리 문화 중 국산이 외산을 누르는 몇 안되는 장르 중의 하나인 가요. 반대인 경우도 있다. 영화는 아직도 ‘스크린 쿼터’라는 보호막 아래서 성장하고 있는 장르. 공연 ‘자유’가 스크린 쿼터문화연대, 한국대중음악작가연대회와 힘을 합쳐 올해 공연을 마련한다. 표절에 시달리고 있는 가요계와 외화의 공격을 받고 있는 영화계가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보자는 취지이다.
‘자유 2000’공연은 당연히 가요와 영상이 만난 종합 공연 형식이다. ‘자유’공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안치환과 자유, 음반사전심의 철폐를 이뤄낸 정태춘, 1970년대 포크의 대표주자인 싱어송 라이터 이정선, ‘신촌 블루스’의 엄인호, 오랫만에 음반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 시인과촌장, ‘라이브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따라 다니는 이은미가 출연한다. 또 인디밴드 중에선 위퍼, 크라잉넛, 닥터코어911, X_CLAN, 펄럭펄럭, 쟈니로얄 등 인디밴드들이 무대에서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디밴드의 자유분방함은 퓨전밴드의 참가로 더욱 다채롭게 변모한다. 가야금 주자인 황병기, 퍼커션 연주자인 강태환, 타악그룹 푸리, 강은일, 허윤정 등 5팀의 출연이 확정됐다. 영화배우 중에선 한석규 박중훈 송강호 장동건 임창정 이정현 등이 참가한다. 스크린쿼터수호천사로 임명된 안성기와 강수연에게 명예천사 임권택 감독이 위촉장을 주고 배우와 가수를 겸하고 있는 임창정과 김민종이 노래를 부른다. 감독 장진이 스크린쿼터제를 주제로 한 콩트를 마련했는데, 배우 박상면과 김수로가 이를 무대에서 선보인다. ‘한국영화축제’(6월1~3일)도 마련된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지난해 흥행영화로 동남아 배급이 확정된 ‘인정사정 볼것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해피엔드’ 등 8편의 영화가 연세대 대강당과 몇몇 개봉관(미확정)에서 상영된다.
‘표절 음악 심포지엄’(6월4일 오후 3시)은 관객들이 참가하는 뜻깊은 자리. 대중음악전문가, 능동적 소비자인 프로슈머(프로듀서와 컨슈머의 합성어), 마니아, 작곡가들이 벌이는 열띤 표절 공방과 표절곡 청음시간 등을 통해 관객들이 결론을 도출하는 형식이다. 주로 일본 노래 표절 사레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
라이브 극장의 산파,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지원자, 포크 음악의 협력자였던 ‘자유’공연이 올해는 또 어떤 큰일을 치러낼지. 올해는 창작자의 권리와 저작권 보호를 외치는 ‘자유 2000:음악의 권리장전’이 선포된다. 공연은 6월 3·4일 오후 7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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