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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미스터 한' 누구인가

입력
2000.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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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김이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편지 유출 등에 깊숙히 개입한 장본인으로 지목한 ‘미스터 한’이라는 인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후 등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현재로서는 일단 연출자 역할을 한 그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린다 김에 따르면 미스터 한은 1년 전쯤 이양호 전 국방장관 등 린다 김과 서신을 교환한 정·관계 인사들을 찾아가 자신을 미국 기관원이라고 소개한 뒤 편지의 복사본을 제시하고 해결 대가로 12만-15만달러를 요구했다. 현직 미국 기관원이라면 무마의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으로 미뤄 그는 미국 정보기관의 주변정보원 또는 정보브로커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미스터 한이라는 인물은 입수한 편지를 활용, 이 전장관 등에게 돈을 받아내려다 여의치 않자 언론에 이를 흘렸을 개연성이 높다. 린다 김은 “이 인물이 이 전장관 등을 접촉한지 1년여만에 모언론사의 미국지사를 찾아갔고 이후 나를 따라 한국으로 와 같은 언론사를 방문한 사실을 미국내 인맥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단순한 정보브로커가 아니라 모종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세력에 의해 조종되는 인물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린다 김 사건으로 반사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치세력이나 린다 김과 경쟁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 인물 또는 다른 경로를 통해 편지 등을 확보한 뒤 상대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음모를 꾸밀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이 전장관 등에게 돈을 요구한 대목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미스터 한이 린다 김측이 조작한 가공의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도적으로 편지를 공개한 린다 김측이 자신의 행동을 숨기기 위해 제3의 인물을 가공했다는 추론이다. 그러나 린다 김은 “미스터 한이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된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이 인물의 실존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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