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북한과 호주가 국교 복원을 공식선언하게 됨에 따라 북한의 국제무대 복귀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북한이 지난 1월 이탈리아와의 수교를 통해 유럽연합(EU)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면 호주와의 관계정상화는 아·태 지역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북한은 호주와의 관계회복을 통해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함으로써 ‘동남아국가연합(ASEAN) 지역포럼(ARF)’ 가입은 물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관의 원조를 끌어낼 수 있는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
양측간 국교정상화는 형식상 단절됐던 국교를 복원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수교나 다름없다. 북한과 호주는 74년 7월 수교했으나 호주가 1975년 11월 유엔총회에서 공산측 결의에 반대한 것을 이유로 북한이 캔버라 주재 대사관을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관계 단절 상태가 24년5개월여동안 지속됐다.
호주가 95년 이후 북한에 1,300만달러 규모의 식량을 제공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북한이 호주의 인도적 지원확대·경제협력 등 실리를 노리고 관계개선에 적극 나섰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호주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의 안정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직결돼 있는데다 남북한 동시수교를 통해 역내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한·호 교역이 71억달러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가 호주의 4대 수출대상국이라는 사실은 한반도 안정에 대한 호주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호주가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북한과의 국교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본다”며 “양측 관계개선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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