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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비디오] 섹스 온 더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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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비디오] 섹스 온 더 비치

입력
2000.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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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온 더 비치▲나스타샤 킨스키의 스와핑

수시로 애정을 시험하고, 사소한 일로 짐을 싸고, 이혼 소송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서양인들의 요란한 결혼 이야기를 보다 보면, 알고도 모르는 척 덮고 살아 온 우리 부모 세대의 결혼관도 나쁘지 않다 싶다. 친구의 아내를 넘보고, 남편의 외도에 대한 분풀이로 바람을 피워보는 것도 행복찾기의 과정이라는 젊은 부부들 주장이 주제 넘어 보여서.

‘나스타샤 킨스키의 스와핑’(18세 관람가· CIC)의 원제목은 ‘Your Friends & Neighbor’이고, ‘섹스 온 더 비치’(18세 관람가· 폭스)의 원제목은 ‘Just A Little Harmless Sex’다. 우리말 제목 붙이기에 얼마나 상업적인 고민을 했는지, 안쓰러울 지경이지만 야한 것과는 거리가 먼 영화다.

닐 라부트 감독의 1999년 작 ‘나스타샤 킨스키…’에는 이안 감독의 냉혹한 걸작 ‘아이스 스톰’에서 볼 수 있었던 스와핑(부부 교환)이 없다. 먹고 살 걱정 없는 6명의 중년 남녀가 현재의 애정 관계에 만족하지 못해 친구의 부인을 유혹하고, 동성애를 시험해보는 정도의 가볍고 불안한 애정 행각이 그려질 뿐이다.

잠자리에서 여자를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땀을 뻘뻘 흘리며 체력 단련을 하는 남자들. 정말 만족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캐묻는 남자의 수다에 질려 말없는 섹스를 소원하는 여자들. 남녀의 엇갈린 욕구와 기대가 웃음을 자아낸다. 메리, 제리, 베리의 리자 돌림으로 끝나는 주인공 이름, 가장 비중이 작은 나스타샤 킨스키의 화랑에서 이루어지는 똑같은 질문과 대답들, 케빈 클라인이 디자인한 모던한 의상과 실내용품의 색채 통일, 중급 스타들의 연기 앙상블은 감독의 재기로 꼽을만하다.

칵테일 이름을 우리말 제목으로 붙인 ‘섹스…’는 릭 로젠탈의 1998년 작이다. 행복한 커플이었던 알란(로버트 메일하우스)과 로라(알리슨 이스트우드) 부부의 파경 위기를 중심에 놓고 그들 친구의 애정 문제를 곁들인다.

동네 단골 술집을 배경으로 하여 하루 동안에 일어나는 갖가지 오해와 소동과 화해의 코미디. “아내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당신을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결혼한 몸이라 당신과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어렵다”는 알란의 성실한 반성으로 매듭지어진다.

◆감상포인트/부부의 애정과 결혼 서약을 점검할 겸해서 보아둘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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