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미국대통령이 월석(月石)으로 올림픽 유치를 추진했다는 비밀문건이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워싱턴포스트가 최근 폭로한 문건에 따르면 닉슨은 1976년 23회 올림픽개최지를 둘러싸고 옛 소련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자 월석로비를 생각해냈다.
70년 대통령으로 재직중이던 닉슨은 IOC위원들에게 월석을 제공하고 미 독립기념 200주년을 맞는 76년의 올림픽 개최지를 LA로 가져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무부는 닉슨의 지시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했지만 결국 계획을 포기했다.
당시 국무부 관리는 “월석은 전세계인에게 보내는 선물의 의미로 상징적으로 각국 국가원수에게 보내져야 하며 IOC위원 모두에게 이를 제공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올림픽 유치전에 각국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올림픽의 오랜 관행이었다. 이 비밀문건을 폭로한 워싱턴 포스트는 닉슨이 올림픽 유치전을 냉전의 관점에서 인식했다고 분석했다.
76년 올림픽은 모스크바가 1차투표에서 승리했지만 2차투표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이 압승, 개최지로 선정됐다. 모스크바는 80년, LA는 84년에 올림픽을 개최했지만 모스크바는 서방진영, LA는 공산진영이 각각 불참하는 반쪽대회로 치러졌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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