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경제부차장현대와 정부가 억지로 짜낸 현대투신 정상화방안으로 시장의 배신감을 간신히 달래긴 했지만, 기류는 여전히 쾌청하지 못하다.
투신등 금융권 부실 규모가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공적자금 추가조성 규모와 방법에 대한 정부 입장이 모호하고, 경쟁하듯이 ‘분칠’에만 열중하는 경제주체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탓이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이 30년래 최저인 3.9%를 기록,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이 결정적이라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뉴욕주가가 올랐다. 현대쇼크에서 간신히 벗어나 모처럼 3일 연휴를 보낸 우리 증시로선 호재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의 태도는 조심스럽다. 3개월만에 9조원대로 떨어진 고객예탁금, 거의 반토막난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 만성적 수급불균형과 시장에너지의 고갈이 해소되지 않아 기조적 상승을 기대키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모두가 ‘먹고튀기(eat&run)’의 단타 전략으로 일관하며 주가 급등락을 부추기는 요즘, 개미들이 살아남기란 좀처럼 쉽지않다.
올들어 4월까지 무역수지 흑자가 목표치의 절반인 7억7,000만달러에 그쳐 한국은행이 성장률의 적정수준 유지를 주문하고 통화긴축을 시사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정부당국자들은 태연하기만 하다.
에너지절약 등 아날로그식 의욕만 앞세우는 관리들을 비웃듯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재벌정책을 공격한 ‘골프장의 반란’이 실패한 후 낮은 자세를 지켜온 재계가 9일 답례형식으로 이헌재 재경부장관을 만찬에 초청한다.
정·재계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이 완결되지 않는 한 한국경제는 사상누각이라는 국내외의 지적을 되새기는 자리가 돼야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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