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100m를 가장 빨리 달린 사나이는 누구일까.상식적인 질문의 주인공은 모리스 그린(미국·9초79)이지만 실제로는 그린보다 훨씬 빨리 달린 사나이도 있다. 카리브해 소독립국인 바르베이도즈 출신인 오바델 톰슨은 1996년 미국 엘 파소에서 열린 한 지역대회에서 9초69를 달렸다.
하지만 이때 기록은 규정이상의 뒷바람에 의한 것으로 판명돼 비공인 세계신기록으로 기록되고 있다.
‘비극의 주인공’ 벤 존슨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9초79의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도핑테스트 결과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나 금메달 박탈과 함께 비공인으로 기록됐다. ‘탄환인간’에 대한 유별난 관심은 바로 인간 한계와 가장 밀접하기 때문이다.
100㎙에 대한 세계기록이 공인되기 시작한 것은 1912년 스톡홀름대회. 이 대회에서 미국의 도널드 리핀콧은 10초6을 기록했다.
이 기록을 시발로 계속된 기록행진은 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극적인 전기를 맞았다. 미국의 짐 하인즈는 9초95를 기록, 10초벽이라는 인간한계를 뛰어넘었다.
도널드 리핀콧(10초6)의 기록이 공식 채택된 이후 56년만이고, 아민 해리(독일)가 처음 10초0을 기록한 이후 8년만에 작성된 인간 신기원의 기록이다.
21세기 최고의 육상스타로 꼽히는 칼 루이스는 짐 하인즈가 9초대에 진입한 이후 23년만인 91년 9초86으로 최초로 9초9벽을 깨뜨렸으며 인간한계의 지평을 넓혔다.
모리스 그린은 99년 6월 아테네 그랑프리대회 100㎙에서 9초79의 기록을 세우며 칼 루이스가 9초8대에 진입한 이후 8년만에 9초7대에 진입한 최초의 인간이 됐다.
‘총알탄 사나이’ 모리스 그린은 “9초76까지 가능하다”며 신기록 경신에 대한 집념을 나타냈고, 그린의 코치 존 스미스는 “9초6까지 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짐 하인즈가 100㎙를 9초95를 기록한 이후 10초벽을 통과한 이후 선수는 모두 24명. 하지만 9초대에서는 0.01초를 줄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특히 여자 100㎙는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88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10초49를 기록한 이후 오히려 퇴보하고 있을 정도로 그의 기록은 난공불락으로 남아있다.
9초7대에서 8초대에 이르기까지 100㎙에 대한 인간한계의 논의는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90년대이후 과학적 주법과 용품 등 스포츠과학의 발달로 신기록 경신이 조금씩 빨라지면서 최후의 한계에 점점 더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자 100㎙기록추이
연도 이름 기록 장소
1912년 도널드 리핀콧(미국) 10초6 스톡홀름
1960년 아민 해리(독일) 10초0 취리히
1968년 짐 하인즈(미국) 9초95 멕시코
1991년 르로이 버렐(미국) 9초90 뉴욕
1991년 칼 루이스(미국) 9초86 도쿄
1996년 도너번 베일리(캐나다) 9초84 애틀랜타
1999년 모리스 그린(미국) 9초79 아테네
◇ 여자 100㎙기록추이
연도 이름 기록 장소
1934년 스탠리스라바 바라시위쯔(폴란드) 11초7 바르샤바
1970년 치 쳉(중국) 11초0 웨넨
1973년 르네이트 스케처(동독) 10초9 오스트라바
1983년 에브린 애시포드(미국) 10초79 콜로라도
1984년 〃 10초76 취리히
1988년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 10초49 인디애나폴리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입력시간 2000/05/0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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