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재발방지' 亞공조 구축한국 중국 일본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 등 13개국 대표들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통화교환(스왑) 네트워크’구축에 합의한 것은 환란 재발방지를 위한 ‘동아시아 연합’이 결성됐음을 의미한다.
‘스왑’이란 A국가에서 외환보유액이 바닥나 환란사태에 직면했을 경우 B국가에서 돈을 빌려오고 그 액수에 해당하는 자기나라(A국) 화폐를 B국에 담보로 맡기는 것이다. 내용상 차입이지만 돈을 맡기고 돈을 빌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은 통화교환이 된다.
물론 위기를 잘 넘긴 뒤에는 돈을 갚고 자국통화를 되찾아오게 된다. B국 입장에서 다른 나라 화폐가 별 쓸모는 없지만 일종의 상호신뢰와 공조의 표현이 되는 셈이다.
ASEAN+3는 우선 개별 국가끼리 양자 또는 다자간 스왑협정을 맺어나가기로 했다.
자칫 13개국이 한꺼번에 뭉칠 경우 ‘아시아 금융블록’으로 비쳐지거나 50년간 유일한 외환위기 방지장치로 역할을 해온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도전으로도 여겨질 수 있어 미국이나 유럽의 집중견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일본은 ASEAN+3를 한데 묶는 별도기금, 즉 아시아통화기금(AMF) 설치를 집요하게 제안했으나 일본의 독주 등을 우려한 회원국들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일단 무산됐다.
비록 느슨한 연결고리지만 이번 통화교환망 구축으로 헤지펀드의 공격에 공동대응하고 외환보유액 고갈시 이를 다시 채울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한국은 이미 유일하게 일본과 50억달러 한도의 중앙은행간 스왑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치앙마이(태국)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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