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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엄익준 전차장 퇴직금, 장학금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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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엄익준 전차장 퇴직금, 장학금기증

입력
200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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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의 고통 속에서도 직무를 계속했던 엄익준(嚴翼駿)전 국정원 제2차장이 죽어서도 흐트러짐없는 공복(公僕)의 자세를 실천했다. 엄전차장은 죽기 사흘전 “조의금을 받지 말고 퇴직금은 장학금으로 기증하라”고 유언했고 가족들이 이를 지킨 것이다.엄전차장의 상가를 찾은 조문객들은 ‘조의금을 사절한다’는 안내문구를 보고 준비했던 봉투를 내놓지 못했다.

가족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비서관을 통해 보낸 조의금도 “일전에 보내주신 병원비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사절하다가 ‘대통령의 간곡한 위로마저 거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는 설득을 받고 접수했다.

조의금 사절에 이은 퇴직금의 장학기금 기증은 주변 사람들을 오히려 걱정케 할 정도다. 지인들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아무리 유언이라지만 장례에 적지않은 돈이 들고 앞으로도 돈이 필요할텐데...”라며 “가족들을 설득하지 그랬느냐”고 꾸짖기도 했다.

그러나 엄전차장의 부인 임미대자(林美代子)씨는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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