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3일 집권 여당 강령 및 총선공약 발표를 통해 백인 소유 농지의 절반을 몰수, 수십만명의 땅 없는 흑인 농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선언했다.무가베 대통령은 4,000여명에 불과한 백인들이 짐바브웨 전체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220만㏊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 70%가 땅 한 뼘 없는 소작인들 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1,220만㏊ 가운데 절반만을 원하며 이 정도면 인도적인 것인데도 여전히 저항이 있다”면서 “저항이 계속될 경우 예비역 장병들의 농장점거가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8월 이전 실시 예정인 총선을 앞두고 이날 부의 재분배를 통한 정의실현, 국내외 문제에서의 자주권확보 등을 골자로 하는 집권 자누(ZANU)-PF당의 정강을 발표했으며 수백명의 흑인 지지자들은 이에대한 열광적인 지지를 표시했다.
한편 영국은 흑인들의 백인 농장 강점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부터 짐바브웨에 대한 무기·군장비 수출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에대해 무가베 대통령은 영국을 ‘적성국가’라고 비난했다.
또 미 국무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무가베 대통령의 백인 농지 몰수 선언은 ‘가서는 안될 길’이라고 비난했으며 앞서 영연방 외무장관들은 국제사회의 총선 참관을 허용할 것을 짐바브웨에 요청했었다.
짐바브웨에서는 지난 수주간 계속된 토지 몰수와 야당 탄압 등 정치 폭력사태로 지금까지 최소한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라레(짐바브웨)·런던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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