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 회장은 현대투신 정상화를 위해 자신이 소유한 현대택배, 현대정보기술 등 비상장 주식 900억원어치를 출자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가진 비상장 계열사 주식 1조7,000억원어치를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그러나 시장에서는 정회장이 출자나 담보로 내놓은 주식의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거품가격’이라며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측이 주당 5만원으로 계산한 현대택배의 주식을 시장에서는 1만2,000-2만4,000원으로 평가하는 게 대표적 예.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현대택배의 2-3배나 되는 한진택배의 주가는 4일 현재 1만5,000원선이다.
물론 한진은 주가가 지난해 12월 주식시장 활황기에 최고 4만5,000원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택배가 코스닥시장에 등록되더라도 현대측 계산처럼 5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측이 올해 현대택배의 주당 순이익을 작년의 3배인 2,000원으로 잡고 미국의 UPS와 같은 초대형 택배업체에 적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현대택배 주가를 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측이 현대택배 주가를 지나치게 높게 산정한 것처럼, 현대정보기술이나 현대오토넷의 주가도 부풀렸을 가능성이 짙어 현대측의 주장이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