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0대의 표현 우리가 말한다'요즘은 소풍나온 초등학생들도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기념촬영을 하는 영상키드의 시대. 그렇지만 아직까지 우리 방송에는 쇼 코미디 시트콤 등 청소년에게 보여주는 영상은 많아도 그들이 만드는 화면은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으로 꾸며지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EBS의 ‘10대의 표현_우리가 말한다’.
평론가들마저 감탄하게 만드는 수작들이 제법 있다. 지금도 재방요청이 쇄도하는 박영원양의 3D 애니메이션 ‘요니(YONI·4월 23일 방송)’는 뛰어난 영상 감각으로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진주양의 ‘My Red Sea(4월 2일 방송)’도 성적 중압감에 시달리는 여고생의 심리를 현실과 환상을 매끄럽게 교차편집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4월 30일 방송된 정성락군의 ‘Semi Adventure’는 게임방을 배경으로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준 스릴러 영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어설프고 거칠더라도 청소년들이 보내온 작품을 그대로 내보내는 자연스러움에 있다. 제작진이 고수하는 방영 선정 기준은 단 하나, 도저히 방송을 못할 정도의 음향과 화면이 아니면 된다는 것이다.
방송시간인 30분을 넘지 않으면 작품 길이도 제한하지 않으며 그대신 길이에 따라 작품 뒤에 방송되는 평론가 이상용(중앙대 박사과정)씨의 평론과 제작한 청소년들과의 토론, 제작과정의 재현, 제작자들과의 인터뷰 등의 포맷을 유연하게 조절한다.
인터뷰나 재현과정을 찍을 때도 기획안과 대본에 구애받지 않고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끌어낸다.
제작진은 “요즘 청소년들은 자기 표현을 영상으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며 “영화감독을 꿈꾸지 않더라도 영화를 좋아하고 만들고 싶어하는 모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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