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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의 인내 한국이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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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의 인내 한국이 배워야"

입력
2000.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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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한국은 2차 대전 이후 서구의 자본주의 체제와 공산주의 체제간의 갈등의 결과로 똑같이 분단됐다.그러나 독일과 한국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한국은 독일과 달리 전쟁의 시련을 겪었다. 통일전 독일은 많은 동독인들이 서독 TV를 볼 수 있었고 수백만의 동서독인들이 상호 방문을 할 수 있었다. 또한 통일전 동서독의 경제적 격차보다 현재의 남북한간의 격차가 훨씬 심각하다.

양국의 통일문제를 비교할때 기본적으로 이같은 점을 감안해서 논의해야할 것이다.

독일 통일은 구소련의 붕괴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는 외세의존성이 미약한 북한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한 동독 주민들은 평화적인 민주혁명을 통해 공산주의 통치자를 몰아낼 수 있었지만 북한의 경우 엄격한 전제주의 통치때문에 그같은 상황이 야기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서독은 동독에 대해 동방정책으로 일컬어지는 화해와 대화정책을 추구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햇볕정책을 내세운 김대중(金大中)정부가 들어서면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는 독일통일에 대한 김대통령의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독의 경우, 인내와 성실성에 입각해 동독을 대해온 점도 한국이 배워야할 것이다. 통일은 오랜 기간의 신뢰구축이 선행돼야만 가능한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해 한국이 흡수통일을 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토록 하는게 중요하다.

한국에도 최근 단시일내의 통일보다는 대화를 통한 상호이해가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일고있는 점은 다행이다.

/로날드 마이나르두스 獨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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