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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경선으로 '가닥'

입력
2000.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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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놓고 여야 표대결이 펼쳐질 게 확실시된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경선 주장에 응하기로 마음을 굳혔기 때문이다.문제는 양당 모두 의장 당선에 필요한 재적의원 과반수(237석)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따라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두 당의 물밑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 민주 경선전략은

이만섭(李萬燮) 김영배(金令培) 두 상임고문으로 의장 후보가 좁혀져 있는 상태지만 누가 여권 후보로 최종 낙점될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이고문은 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후 탈당한 데 대한 야당 지도부의 거부감이, 김고문은 최근의 ‘피바람’발언 파문이 각각 부담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자민련과의 공조를 복원하기 위해 의장을 자민련에 주는 방안이 한때 거론됐지만 지금은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제3당이 의장직을 차지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의견이 대세”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내부적으로 경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최선책은 1차 경선에서 재적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의장직을 가져오는 것. 이를 위해 자민련 소속 17표와 친여 호남 무소속 4표, 민국당 2표, 한국신당·무소속 각 1표를 대상으로 한 득표 작전을 계획중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민주당 소속 115표를 합해 140표를 확보하게 된다. 한나라당 내부의 ‘이탈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자민련의 힘을 얻기 위해 ‘교섭단체 구성 지원’의 선물을 준비해 놓았다.

차선책은 2차 경선에서 재적 과반수를 얻거나 3차 결선투표에서 다수 득표를 해 의장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한 방안 역시 ‘민주당+자민련+민국당+한국신당+무소속’의 비(非)한나라당 연대 구축이다.

■ 한나라 누가 뛰나

한나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당초의 양자구도에서 다자구도로 흐르고 있다. 6선의 박관용(朴寬用) 김영구(金榮龜) 의원이 1대1 대결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으나 5선의 서청원(徐淸源) 의원이 4일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했고 같은 5선의 현경대(玄敬大) 의원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4명의 예비후보는 선수(選數)와 ‘정치적 태생’에 각기 묘한 교차점을 갖고 있다. 박관용 의원과 서청원 의원은 민주계 출신이고, 김영구 의원과 현경대 의원은 과거 이한동(李漢東)계에 몸담고 있었다. 출신 배경으로만 보면 박의원과 서의원, 김의원과 현의원의 표가 중첩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이 두개의 상충하는 조합이 경선 결과를 가름할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박의원은 ‘영남권 후보’에게 포인트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절대 지지를 받은 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김의원은 3개 상임위원장을 거친 다양한 국회직 경륜과 원만한 대여관계, 본선 득표력 등을 부각시키고 있다.

서의원은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젊은 후보’로서의 추진력과 인화력, 의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직 딱 마음 정한 게 없다”는 현의원은 온후한 성품과 모나지 않은 대인관계가 장점으로 꼽힌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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