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음대 장일남(張一男·68) 객원교수 등 저명 대학교수들이 교수채용 및 체육특기생과 관련, 거액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또다시 적발됐다.서울지검 특수3부(김우경·金佑卿 부장검사)는 3일 교수채용을 미끼로 2억1,000만원을 받은 장교수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대학후배를 교수로 채용해 주겠다고 속여 6,000여만원을 받은 배화여대 우동완(禹東完·46·관광중국어통역) 교수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특기생 선발과정에 개입한 고려대 김상겸(金相謙·65·체육교육학·대한체육회 부회장) 교수를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교수는 정규교수직에서 물러나 교수 임용 권한이 없었던 98년 2월 이모(69·여)씨에게 “대학 재단이사장 등에게 말해 딸(바이올린 연주자)을 음대 교수로 임용시켜줄 수 있다”고 속여, 로비자금조로 7차례에 걸쳐 총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73부터 한양대 음대 교수로 재직했던 장교수는 퇴직 후 개인오케스트라를 운양하면서 3억원 이상의 빚을 지게 됐으며, 이씨로부터 받은 돈을 채무변제와 오케스트라 운영에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고려대 김교수는 고려대 체육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했던 98년 12월 정모(20)씨 등 국가대표 수중발레선수 2명을 99학년도 체육특기생으로 선발하면서 이들의 부모로부터 사례비로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교수들은 기존의 비리유형인 브로커를 통한 금품수수가 아니라 본인들이 직접 당사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경우”라며 “앞으로 브로커없는 직거래 방식의 채용비리 등을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장일남교수는 누구인가
장일남은 국민 애창곡이 된 '기다리는 마음' '비목' 등 가곡과 '춘향전' '원효대사' 등의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하다. 그의 오페라 '춘향전'은 1966년 초연 이래 지금까지 한국 창작 오페라로는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의 1962년 창단 공연작이 그의 '왕자호동'이었던 데서 짐작되듯 한국 오페라사의 핵심 작곡가 중 한명이다.
1932년 황해도 해주 태생으로 해주음악학교, 평양음악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1950년 월남, 이듬해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창덕여고, 서울사대부고, 숙명여고 교사를 거쳐 1973년부터 한양대 음대 교수로 있다가 1997년 정년 퇴임한 후 명예교수로 재작했다.
1982년 서울아카데미심포니오케스트라를 창단, 음악감독을 맡아 이끌고 있다.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1988년 대한민국 작곡대상, 1992년 백상예술상, 1994년 서울 정도 600주년 기념 자랑스런 서울시민상, 한국예술평론가협회가 주는 최우수예술가상을 받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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