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한국통신 데이콤 등 통신 3인방이 오랫만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액면분할이후 주춤하던 SK텔레콤은 2일 S&P의 아시아태평양지수에 포함된다는 재료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한통과 데이콤도 뒤따라 큰폭 상승했다.
이날 통신 3인방의 동반 강세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올들어 이들 종목은 덩치가 훨씬 작은 기술주들이 상승할 때는 물론 반등장에서도 장기간 홀대를 받았던 터였다. 그러나 이제 지난해말 증시를 앞장서 이끌기 시작했던 가격대까지 떨어졌고, 지난 주말을 고비로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거품논란에 따른 첨단주 하락세 이후 전통 가치주에서 다시 실적이 있는 첨단 기술주로의 매기이전 양상을 띄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분할결정 이후에도 이날 5.2% 상승하고, 기술력을 겸비한 통신주들의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통신 3인방이 주도주로 등극할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진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여건은 물론 이들 종목이 전통적인 가치와 첨단기술, 실적호전 등 세박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만큼 쉽게 하락세로 반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된 첨단 기술주라고 해봐야 이들 세종목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통신 3인방의 재기는 그동안 거품논란에 시달렸던 다른 첨단 기술주들의 부활을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이미 이같은 움직임이 있는데다 기술주들이 최근 하락장세에서 가장 낙폭이 컸고, 향후 인플레 장세에서의 내성도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양증권 김주형 선임연구원은 “금리 상승장에서는 현금흐름이 좋은 기술주들이 주목을 받게 된다”며 “만일 이달 16일 미국 FOMC에서 몇몇 기관들의 예측대로 미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경우 기술주 중심으로의 시장재편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물론 첨단기술주가 재기를 하더라도 예전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통신3인방의 강세는 독점력이 낮은 인터넷 기업 대신 진입장벽이 높은 장비업체들로 선별적인 파급을 끼칠 것이라는 얘기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기술주내 차별화는 불가피하다”며 “인터넷업체의 시가총액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 주목해야한다”며 “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업체 등 실적이 뒷받침되고 현금흐름이 좋은 종목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통신 3인방의 역할에 지나친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아직 기술관련주 재기가 세계적인 추세가 아닌만큼 통신 3인방의 강세는 단기반등에 그칠 것”이라며 “시장 매기가 없는 상태에서는 가치주대 성장주 공방이 계속되면서 결국 가치우선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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