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는 미국의 4분의 1, 자동차는 미국에 비해 2배나 자주 교체….’자동차 자주 바꾸기 경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헌차와 새차가 똑같은 세금을 내야하고 새차를 좇는 풍조 등의 영향으로 폐차 자동차의 평균사용기간이 7.63년에 그쳐 ‘단명’자동차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16년 이상 사용 건설교통부는 지난 한해동안 폐차·말소된 41만4,032대 자동차의 사용기간(폐차연령)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일 밝혔다. 폐차·말소자동차에 대한 전수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97년 폐차 차량 11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나타난 8.1년의 평균사용기간 보다 크게 짧아진 것이다.
반면 미국의 평균사용기간은 16.2년에 달하며, 일본과 프랑스도 평균 15년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8,500달러(99년기준)수준으로 3만2,000달러(98년)를 넘어선 미국의 26%에 불과해 자동차 과소비가 심각함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승용차는 7.62년 차종별로 보아도 자동차 과소비는 여실히 드러난다. 비중이 가장 높은 승용차와 화물차의 평균사용기간은 각각 7.62년과 7.59년으로 평균사용기간보다 단명했다. 승합차는 7.80년으로 비교적 길었으나 주요선진국에 비해 단명하기는 마찬가지.
반면 구난차 견인차 등 특수자동차는 10.66년으로 다른 차종보다 3년 정도 오래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성문제, 신차선호 등 복합작용 전문가들은 자동차 단명은 내구성 저하 노면불량 신차선호경향 차량을 사회적 신분과 동일시하는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건교부 관계자는 “차량을 5년 이상만 사용해도 부품을 구하기 어렵고 오래된 차와 새 차가 같은 세금을 내야하는 불합리한 조세체계도 자동차 단명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본부 임기상(林奇相·42)대표는 “성능개선으로 차의 수명은 늘어난 데 비해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과소비가 다시 고개를 들어 사용기간은 더욱 짧아지고 있다”며 “출고후 8년이 지나면 상대 잘못으로 사고가 나도 보상을 거의 못 받는 보험제도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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