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고 해맑은 얼굴에 금테 안경. 스타일만으로는 개그맨보다 아나운서에 가깝다. 하지만 방송가 봄개편을 맞아 유재석만큼 빠진 사람도 흔치 않다. 현재 출연하는 KBS ‘감성채널 21’등 3개 프로그램 외에 1일 시작한 KBS 새 시트콤‘멋진 친구들’과 MBC의 ‘목표달성-오늘은 토요일’에도 각각 출연하게 됐다.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 입학한 1991년 KBS 개그맨 7기 공채로 김국진 김용만과 함께 데뷔했지만 무려 7년동안 단역으로 묻혀 지내다 지난해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에서 김종국과 퀴즈대결을 벌이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게 됐다. 수능준비생 김종국에게 몇 주를 두고 연패를 당했던 것이다. “사실 그때는 틀림없이 이길 줄 알고 나왔어요. 어설프고 소심해 보이는 데다 매일 치이고 얻어맞는 데서 자신과 동질감을 느끼는 시청자가 많았나 봅니다.”
현재 ‘멋진 친구들’에서의 그의 역할도 그렇다. 라이벌 관계인 선배 남희석과 이휘재 사이에서 ‘새우등 터지는’소심한 AD이자 엄청난 마마보이로 나온다. “마마보이라는 것만 빼고 실제 제 성격과 똑같아요. 어떤 때는 연기하는 기분이 안 들때가 있습니다.”그래서일까, 그는 촬영장에서 출연진 중 제일 NG를 적게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초호화 멤버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인기도 높지만 위험 부담도 높다.
특히 순발력과 애드립에 의존하는 개그맨들이 자연스럽게 ‘연기’를 소화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지금은 아무 생각 없습니다. 오직 이 프로그램이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MC, 개그 등 그동안 갈고 닦아온 ‘내공’을 이 시트콤에 쏟아 부어 그토록 오래 기다려 찾아온 전성기를 불사르겠다는 각오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