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나라/메리 파이퍼 지음, 공경희 옮김/모색 발행이런 경우가 많다. 나이 든 부모에게 뭔가 잘 해드리고 싶은데 뜻 대로 안되는 경우,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늙은 부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 저자인 메리 파이퍼(50·심리학자)는 그 이유를 노인이라는 ‘또다른 나라’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편견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저자는 먼저 노인을 젊은 노인과 늙은 노인으로 구분한다. 젊은 노인은 자신의 건강과 삶의 여유를 충분히 누리고자 노력하는 대개 70세 미만의 연령층이고, 늙은 노인은 배우자의 사별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급격히 몸과 마음이 쇠퇴해가는 이후 연령층의 노인이다. 책은 늙은 노인의 특성과, 이 늙은 노인과 젊은 세대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음식의 예. 노인들은 자식들이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오래된 사과나 빵을 절대로 그냥 버리는 법이 없다. 썩거나 곰팡이 난 부분을 도려낸 뒤 먹곤 한다. 대신 자식들에게는 무조건 “많이 먹어라”이다. 손주들에게는 식사하기 바로 전 사탕을 줘 젊은 부모를 당황케 하기도 한다.
이 경우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늙은 부모에게 부자라는 것은 여전히 ‘먹을 게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 배고픔의 기억은 풍요의 시대에도 끈질기게 살아있는 것이다. 장거리 전화를 빨리 끊으려 하는 것 또한 과거 비싼 요금에 대한 추억 때문이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지적이 또 있다. 성인이 된 자식에게도 전혀 줄지 않는 잔소리이다.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입게 될 피해나 상처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만큼 육체나 정신 모두 허약해졌다는 안타까운 증거이다. 저자는 이밖에도 ‘음식선물을 많이 하라’ ‘작별인사때는 미소를 지어라’ ‘일을 함께 하면서 대화를 나눠라’ 등의 조언을 계속한다. 지금 당장 실천해보고픈 의욕이 들 정도로 말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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