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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김기문교수, 다공성결정물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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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김기문교수, 다공성결정물질 개발

입력
2000.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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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에도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가 있다. 신약 개발자는 화학물질의 손을 제대로 잡아야 성공한다.포항공대 지능초분자연구단의 김기문(화학과)교수팀은 이를 쉽게 구분하는 촉매인 ‘다공성(多空性) 결정물질(POST-1)’을 개발,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발표했다.

오른손·왼손잡이란 입체구조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서로 대칭되는 구조를 말한다. 이런 관계의 두 물질을 이성질체(異性質體) 또는 키랄(chiral)물질이라 한다. 화합물의 특성은 어떤 분자로 구성되어 있느냐에 달려있지만, 구성분자가 같아도 입체구조가 다르면 성질이 달라진다. 오른손잡이 물질이 큰 약효가 있는 경우 왼손잡이는 약효가 없거나 오히려 독성이 있는 등 그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의약·정밀화학 산업에서는 키랄물질의 구분이 몹시 중요하다.

예컨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은 한 이성질체는 설탕보다 달지만 다른 이성질체는 쓰다. 신경안정제 탈리도마이드는 다른 이성질체의 경우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 임신부가 복용할 때 기형아를 낳는 일이 있었다. 때문에 미 식품의약국(FDA)은 1992년 키랄 의약품을 만들 경우 반드시 한쪽 이성질체만 엄밀히 분리해서 쓰도록 규정했다.

김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POST-1’(포항공대의 영문 약자를 딴 이름)은 은 안쪽에 빈 구멍이 많은, 다공성(多空性)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구멍이 물질의 크기, 구조, 화학적 성질에 따라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즉 ‘분자체’인 셈이다. 김교수는 “POST-1은 기존의 촉매와는 달리 몇차례든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어 정밀화학이나 의약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키랄 의약품은 전체 의약품의 약 30%, 세계시장규모가 연 1,000억달러에 달하며 연 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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