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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어머니 48명의 목소리 '이야기 여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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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어머니 48명의 목소리 '이야기 여성사'

입력
2000.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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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여성사/1,2권편집부 지음/여성신문사 발행어머니들은 생명의 뿌리이자 역사의 대지였다. 이름없는 들꽃이자 면면히 흐르는 생명의 물결이었다. 우리 몸 속에 흐르는 그 모성을 언제나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역사 속에서 그 목소리, 그 모습을 쉽게 보고 들을 수는 없었다. 역사의 언어 바깥에서 흘러왔기 때문에 제대로 기록되고 평가되지 못한 채 여성들의 삶은 잊혀지고 상실돼왔다.

이 책은 그러한 어머니의 정신과 세계를 역사의 수면 위로 올려놓는 작업이다. 한국현대사를 관통하며 강인하고 폭넓은 모성으로 자기 세계를 일구어낸 어머니의 역사를 기록·정리해 공식적 역사로서 정당한 자리매김을 시도한 것.

책은 상하이 임시 정부에서 독립운동 자금조달 임무를 맡아 활동했던 정정화씨를 시작으로 48명 어머니의 생생한 육성을 담았다. 문익환·동환 형제의 어머니이자 독립운동·여성운동·민주화운동의 산 증인 김신묵, 최초의 여성 광복군 신정숙 등은 식민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바쳤던 어머니들.

한국 최초의 여성변호사 이태영, 한국여성운동사의 첫장을 연 이우정, 나환자 치료에 생을 바친 의료인 전풍자 등은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살아온 여성들이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은 아들이 못다 펼친 꿈을 위해 열렬한 노동운동가로 변신, 노동자의 어머니가 됐다. 배우 황정순, 국극인 조금앵, 영화 편집기사 이경자, 연극 연출가 강유정 등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여성적 숨결을 예술에 불어넣었다.

여성신문사가 숙원 사업으로 내걸고 12년동안 연재해 온 내용을 두 권으로 묶은 책이다. 각권 1만원.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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