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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발라드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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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발라드가 돌아왔다

입력
2000.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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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김민종 새앨범 잇따라 히트“우리 가요계에는 너무 댄스 일변도라…”

아직도 이렇게 말한다면 가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올 봄 우리 가요계의 패션은 이미 발라드다. 3년 만에 앨범을 낸 신승훈의 월드 뮤직 스타일의 발라드 ‘전설 속의 누군가차럼’, 이수영의 중국 리듬의 발라드 ‘I Believe’ 등으로 시작된 발라드 바람에 임창정 최재훈 김현성, 여기에 최근 앨범을 발표한 김민종 윤종신 이현우까지, 발라드 음악계는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꽃피우고 있다.

1년 만에 나온 이현우의 6집 앨범 ‘바이러스’. ‘헤어진 다음날’이후 이렇다 할 새 노래가 없어 아쉬워했던 그의 발라드 팬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음반이다. ‘요즘 너는’. 피아노와 현악 반주가 차분히 이끌어 차분한 발라드다.

‘변한 건 없다고 넌 얘기하고 있지만/ 너의 마음이 떠났다는 걸 알아/이별의 준비를 너 하는 거라면/ 내게 말해줘 그런거라면’‘헤어진 다음날’처럼 독창적인 감성은 부족하지만 이별의 노래로서는 매력적인 구성을 갖고 있다.

이현우가 가사를 쓰고, 김민종의 ‘그래’를 만든 황세준이 작곡했다. 절제된 보컬과 ‘오버’ 하지 않은 곡의 리듬이 감상을 배제한 세련된 발라드의 맛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현우의 진보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슬픈 전쟁’ ‘바이러스’ ‘정육점’ 등 진일보한 힙합과 하드코어 스타일의 노래에 더욱 끌릴 법하다. 이런 종류의 음악적 실험은 타이틀 곡 ‘요즘 너는’을 오히려 왜소하게 만든다.

최근 발라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김민종의 ‘왜’. 처음엔 ‘겸업 가수’쯤으로 인식됐던 김민종이 벌써 6장의 음반을 냈는데, 특히 ‘왜’는 발라드 가수로서의 그의 입지를 공고히 만드는 노래가 될 것이 틀림없다.

‘너무 어려워 사랑하는 널 잊고 사는게/ 가끔 딴 생각에 웃어보면 더욱 부담이 되는 지/ 눈물만 흘러…너를 사랑했던 이유가 내겐 왜 아픔이 되야 하나’조규만 작곡, 김민종 작사의 ‘왜’는 ‘귀천도애’ ‘애’ ‘인연’ 등에서 갈고 닦아온 김민종의 발라드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곡.

물론 이전의 노래들과 비슷한 평이한 발라드를 선택한 것은 ‘스타 가수’로서의 한계를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많이 절제한 보컬은 대중적인 호소력을 지닌다. 30만장이상 팔려 나가면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랑 타령’은 윤종신의 8번째 앨범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에서 절정을 이룬다. 노래마다 윤종신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각오가 들어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옛 여자 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사를 적어내린 ‘잘 했어요’, (작사 윤종신·작곡 하림), 미래의 여자친구를 상상하면서 써내려간 ‘애니’(작사·작곡 윤종신)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이자 작곡가인 윤종신이 마치 자신의 일기장을 공개하듯 써내려간 가사가 실연의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호소력을 갖는다.

요즘 가요계에선 이들 말고도 임창정, 최재훈, 주영훈 등 남성 발라드 가수들의 입김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상황. 테크노, 하드 코어 등 ‘너무 어려운’ 노래가 많아지면서 거꾸로 ‘나긋나긋한’ 노래인 발라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발라드의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한 이유. 클래식 반주와 월드 뮤직을 가미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발라드 등 다양한 형태의 발라드가 선을 보이며 다시 음악 팬들이 이 장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이다.

1990년대 한창 꽃을 피웠던 발라드. 서태지와 아이들, H.O.T 등 신세대 그룹에 밀려 쇠잔했던 발라드가 올해 다시 중흥기를 맞을지 관심거리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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