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문용린 교육부장관은 온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인 과외 얘기를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교육부의 그동안의 행적으로 볼 때 문 장관은 ‘과외 얘기를 꺼낼 자신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전날 문장관은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 결정을 “20년간 계속돼온 과외금지 정책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헌재의 결정이 내려진 순간까지 아무런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어이없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김조녕 학교정책실장은 “위헌결정이 날지는 전혀 몰랐다”며 “(결정 내용을 예상하고) 대책을 준비한 것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송영섭 학교정책과장도 “사회적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에 위헌 결정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대책회의를 통해 발표한 자료도 “그날 아침 머리 속에 생각했던 것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는 헌재 결정이 2월에 사실상 확정됐던 만큼 위헌 한정 위헌 헌법 불합치 등의 경우를 가정, 대책을 세웠더라면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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