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로 잡힌 전당대회에서의 한나라당 총재 경선은 1명의 골리앗과 3명의 다윗이 맞붙는 모양새가 될 것 같다. 25일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강삼재(姜三載)의원을 비롯, 김덕룡(金德龍)부총재와 손학규(孫鶴圭)의원이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도전장을 내밀 채비다.경선 형식을 갖추고 치러지더라도 실질적인 4파전은 불가능하다. 현재의 당 분위기로 볼 때 이총재의 단독 출마나 다름 없다. 세(勢) 분포도를 살펴보면 이총재 지지및 우호 세력이 80% 가까이 된다. 강의원은 부산 경남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김부총재와 손의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의원 끌어안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판세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주류 후보간의 합종연횡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6일 밤 김부총재와 강의원이 전격적으로 만난 데서 알 수 있듯 이미 단초가 드러났다. 또 세 사람의 측근들은 “본궤도에 들어가게 되면 (연대에 관한)논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이미 밝힌 상태.
일단 김·강 두 사람의 회동은 별 성과없이 끝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세 후보의 연대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홀로서기를 고집하다 표가 터무니없이 적게 나올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총재 경선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한단계 높이거나 ‘포스트 이회창’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비주류 연합군의 단일후보화가 가능할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어찌됐든 셋 중 둘이 양보를 해야하는 데 서로가 양보 받기를 원하고 있는 까닭이다.
한편 6-7명을 투표로 뽑게 될 부총재 경선에서는 투표 방식이 2-3인 연명식으로 정해질 경우 본격적인 연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지지하는 대의원의 표를 사이좋게 나눠가지는 묵계가 가능하다. 지역, 성향 등을 고리로 다양한 짝짓기가 예상된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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