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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과외 한탕"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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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과외 한탕" 들썩

입력
200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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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대로 과외바람이 벌써부터 심상치않다.국회 일정상 8월 이후에나 고액과외규제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때까지의 법적 공백기를 틈타 빨리 ‘한탕’을 하자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가하면, 왕년의 ‘프로과외선수’들도 ‘재기’의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무엇보다 교육당국은 각급학교의 현직교사들 사이에서도 정신적 동요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 너도나도 한탕 열풍

PC통신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대학·대학원생 회원을 확보, 학부모들과 연결시켜주는 과외중개업체들에는 28일 고액과외 전문강사를 희망하는 일반인들의 회원가입 문의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대학·대학원생 회원 1만여명을 확보하고 있는 J교육정보 측은 “아침부터 과외자리를 원하는 일반인들의 문의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30여개에 달하는 인터넷 과외업체들도 마찬가지. E교육정보 관계자는 “대학생 일변도였던 과외시장에 전문강사와 일반인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전문화, 고액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고, H인터넷 과외업체는 아예 “학원강사를 중심으로 한 고액과외쪽으로 영업전략을 잡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학·대학원생들도 “이제 푼돈과외는 싫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학원 강의실을 임대해 친구들과 함께 전문 논술학원을 차릴 것”(S대 국문학 석사 B씨·30), “과외교습에 10년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Y대 수학과 3년 L씨·25·여) “친구들과 전과목 ‘과외단’을 만들어 한 탕 해볼 생각”(L대 3년 C씨·20·여)이라는 것이다.

■ 물만난 과외 거물들

28일 오전 대입명문인 J학원에선 스타급 강사의 전업 과외선생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한 긴급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학원 관계자는 “중상급 강사도 불법과외로 한달에 1,500만~2,000만원 내외를 번다”며 “학원 밖 과외가 허용된 마당에 강사 신분을 유지하든 전업으로 나서든 모두들 과외로 한 몫보려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일대 부유층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전 S학원장 출신 과외브로커 K씨 등 과외 거물들은 일단 정중동(靜中動)의 자세로 관망하고 있다.

한달에 학원강의료만 2,000만원 내외를 벌어들이는 사회탐구영역 유명 강사 S씨는 “고액과외 시장의 거물들이 몇 달 돈 벌자고 신분을 드러내며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학원강사로 알려진 사람들에게 학부모들의 손길이 뻗쳐올 것”이라고 말했다. 월수입이 2,500만-3,000만원인 한 유명수학강사도 “학부모들이 찾아와서 가르쳐 달라고 눈물을 흘릴 정도”라며 “유명학원강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몸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 교사들도 들썩

초·중·고 교사들도 동료 교사와 헌재 결정을 화제에 올리며 온종일 일손이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육아휴직 중인 초등학교 교사 C씨(31·여)는 “휴직 중에 과외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학교로 복직할지 학원으로 갈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K고 교사 K씨는 “교사들 사이에 차라리 몇년 돈 벌어 편하게 보내자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말했고, 서울 종로구 K고 교사 K씨(58)도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됐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져 학원이나 개인과외로 진로를 바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걱정했다.

서울 동작구 J고 K(60)교사는 “나름대로의 자긍심과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많지만 경제문제로 인해 교사의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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