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들어 총수가 부실경영에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한 것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첫 케이스로 꼽힌다.삼성은 지난해 6월 30일 총부채 4조3,000억원규모의 삼성차를 법정관리를 통해 퇴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회장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채권단에 내놓았다.
사재출연 문제가 수면위로 고개를 들 당시 삼성은 “주식회사의 유한책임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 정부및 채권단과 정면대결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회장은 정부의 압력에 밀려 삼성차 협력업체및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결국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쳐서 총 2조8,000억원을 삼성차에 출연했다. 그는 나머지 부채는 금융계열사가 떠안는 방식으로 자동차투자실패의 굴레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나 현투부실 해소를 위한 현대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은 사안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게 금융계 시각이다. 이회장은 자동차 투자실패를 사재출연형태로 책임을 졌다.
반면 현대투신의 부실은 대주주의 부실경영도 적지않지만, 12·12증시부양조치와 정부의 반강제적인 요청에 따른 한남투신 인수, 대우사태로 인한 손실 등 외부적 요인에 좌우된 바도 크다.
또 이회장이 내놓은 주식은 ‘회수할 수 없는 유가증권 ’이었던 반면, 현대 오너가 현투에 증자 등으로 사재를 출연할 경우 회사정상화시 주가상승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점도 다르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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